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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 동파 예방에 힘쓰자

추운 미국집

by 만박사

미국집은 한국보다 더 춥다. 히터로 난방을 하고, 마룻바닥에 온기가 없으니 더 추운 것 같다. 지난 일주일은 -최저기온이 영하 14도-15도 정도였다. 미국 온 지 3년 반 되었는데, 가장 추운 겨울을 보낸 것 같다. 우리만 추운 것이 아닌 것 같다. 1층에 있는 화장실변기와 세면대에 물이 21일부터 나오지 않았다. 나머지 변기3개는 정상 작동하며, 세탁기도 잘 돌아갔다.


전 집주인분이 그쪽에 열선을 잘 엮어서 겨울에 따듯하게 해줘야 한다고 하셨다. 안 그러면 동파되고, 그러면 사람 불러야 하고 죄다 교체해야 한다고 경고를 주셨다. 또 옆옆에 한국인 중년 부부가 사시는데 그분들은 2년 전에 너무 끔찍한 일을 겪어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하셨다. 한겨울에 전기가 SHUTDOWN 되어서 동파가 되었고 1층이 물바다였다고 했다. 이런 소리를 들었지만 1층 화장실이 설마 얼겠어? 안일한 생각을 했던 것이다.

이런것도 사봤으나 별로 효과는 없었다.



2-3일은 지켜보았는데, 날이 안 풀려서 기온이 상승하기만을 기다렸다. 25일에는 옆옆 집 사모님에게 문자를 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니, 화장실 아래 공간에 가서 라디에이터 같은 것을 켜보라고 하셨다. 그 공간을 열어보니 밖과 별 차이 없는 추위에 놀랬다. 거기에 전구가 하나 있는데 그 전구에 전기코드를 꽂는 구멍이 있었다. 거기에 일단 라디에이터를 켜보기로 했다. 한참을 기다렸다가 1층 화장실 세면대에 물을 틀어보니 한 방울이 나왔다. 그 뒤로 휴지를 대로 물이 나오나 안 나오나 실험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기라렸다.

얼마가 지나서 왼쪽 온수가 나오는 부분에서 찬물이 콸콸 나왔다. 그런데 오른쪽 냉수는 아직도 안 나오고 변기의 물도 아직 채워지지 않았다. 드디어 26일 낮기온이 7도까지 올라가더니, 외출하고 돌아와 보니. 물이 나오는 것이다. 사막에 가서 오아시스를 만나면 이런 기분일까? 엄청 신기하기도 하고, 갑자기 뭔가 뻥 뚫린 느낌이 들 정도였다. 한국의 아파트가 그립기도 했지만, 이 넓은 공간에서(3층집) 사는 만큼 더 관리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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