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박사의 메릴랜드 일기 61
미국은 뭔가를 기념하는 날이 참 많다. 이런 분위기는 가까운 미국 마트를 가보면 알 수 있다. 부활절에는 부활절 관련 용품, 개학시즌에는 back to the school용 품, 핼러윈, 땡스기빙 데이, 크리스마스까지 정신없이 무슨 날이 이어진다. 크리스마스는 그중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을 왜 소비의 나라라고 하는지 이제야 이해가 간다.
크리스마스라고 아이들이 친구들과 교회 지인에게 준비하는 선물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큰 아이는 이미 지난 주말에 런치 멤버들과 선물 주고받기 행사를 마쳤다. 여기서 4명분의 선물을 준비했다. 수면양말과, 립밤, 초콜릿, 캔디, 크리스마스 카드까지 sephora 미니 종이가방에 담아서 준비해 갔다. 선물을 준비하면서 마음이 이미 들떠 있는데, 집에 와서는 다른 친구들에게 받은 선물을 자랑하느라 기분이 가 극에 이르렀다. 또한, 교회 지인 5명에게 드릴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핸드크림을 사 오라 하길래, 홀푸드마켓에 가서 손세정제 라벤더향으로 5개 사다 줬다 (개당 2.99불). 둘째는 언니가 하는 걸 보고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우리도 그런 거 하자. 이렇게 결정되어서 4명의 선물을 준비한다고 한다. 교회 지인 3명, 학교 선생님 4명 (담임, 수학, 오케스트라, ESOL 선생님), 마지막으로 교회 전도사님 한 분에게 선물을 준다고 한다. 작년에 사둔 카드가 많이 남아서, 나는 막둥이의 pre-k 교사 두 분에게 손글씨 쓴 카드와 홀푸드마켓의 organic peppermint lip balm을 드리려 한다. 아이들 선물의 수준은 립밤, 핸드크림, 초콜릿, 손세정제 이런 것들이 가장 무난한 것 같다.
생각해보니, 최근 나도 여기저기에서 선물을 많이 받았다. 한글학교 교사로 있으면서, 작은 티 세트, 교회에서 큰 티 세트를 받았고, 지인에게 기프트카드 100불, 믹스커피세트, 다이어리를 받았다. 받은 만큼 나도 지인에게 선물을 해야 하는지라. 지인에게 15-20불 정도로 선물을 몇 개 준비했다. 지난번 세일 시즌에 구매한 코치 카드지갑(개당 20불)을 크리스마스 카드에 담아서 선물할 예정이다. 이것 외에도 얇은 2023-2024 일정표를 준비했다. 크리스마스 카드는 마트에서 땡스기빙 카드로 철 지난 것을 활용했다. 25센트로 파는데, 카드가 커서 뭔가 내용물이 들어가기에 딱 적당한 것 같다. 이렇게 철 지난 물품은 50% 이상 할인하여 팔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