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지겨운 날이다.
유독 지겨운 날이다.
ADHD 때문인지 무엇 때문인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무기력하다.
자그만한 일에 화가 나서 자리를 벅차고 나왔다.
추석은 가족들과 만나는 거의 유일한 연례 행사다.
나의 부조리함과 부주의함이 드러나는 위기의 날이기도 하다.
화날 일이 아닌 일에 화가 난다는 것은 참 민망한 일이다.
화를 내면서도 설명이 안된다. 당위가 없는 분노.
무엇을 어떻게 노력해야 상황을 바꿀 수 있을지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저 지겹고 짜증난다.
치열하게 갈등하고 고민하는 일이 지겹고 짜증나는 날이 있다.
모두가 그러하듯 잘 짇겨내고, 아무일도 없던 듯이 잘 살아갈테지만.
그냥 유독 왜 화가 나는지 궁금한 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