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번째 이야기
- 서르니일기|#20180410
2017년 12월 31일, 20대의 마지막 한 페이지가 지나가던 날.
지난 페이지들을 다시 돌려보는 시간을 가졌다.
크고 작은 사건들로 가득 찼던 하루하루가 소중했다.
그런데 문득 내 많은 기억들이 20대 초중반에 모여있다는 걸 발견했다.
분명 다 소중한 날들이었는데 가까운 날일수록 기억이 잘 나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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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가는 것은 슬프지 않았지만,
점점 인생에서 한 페이지조차 채우지 못하는 내 하루에게 미안했다.
예전에는 몇 페이지를 '하루'동안 채웠는데,
어느 순간 반 페이지도 채우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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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 무섭지는 않았다.
체코 프라하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하던 하늘에서처럼
그저 구름 때문에 보이지 않는 앞에 불안감 반, 설렘 반이었다.
그래서 구름 속에서부터 구름이 개이는 때까지 하루하루를 기록해야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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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계속 나아가고 있는데 구름 때문에 보이지 않을 뿐인
나의 하루하루를 기억해주고, 의미 있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렇게 1월 1일 처음 <서르니 일기>라는 이름으로 글을 적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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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 삼일로 끝날까 걱정했던 일기장에는,
오늘부로 정확히 100편의 서르니 일기가 채워졌다.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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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건대 혼자 일기장에만 적었다면,
아마 얼마 못 가 포기했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하지만 SNS 속 나만의 공간에 글을 올렸고,
많은 분들의 응원과 공감의 힘으로 오늘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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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늘 그렇듯 오늘도, 내일도 이어질 것이다.
하루하루는 소중한 날들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일기장에는 몇 줄 채워지지 않을 것이다.
소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소중한 것을 잊고 살다 보니 그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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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르니 일기>는 소중함을 잊지 않고자,
나 자신에게 던지는 하루하루의 과제였다.
지금도 그 과제는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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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과제가 다 끝나는 날,
언젠가 이 글이 다른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시 한번, 부족한 글을 읽고 공감해주시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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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