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른 번째 이야기
- 서르니일기|백서른 번째 이야기
#20180509
보이는 곳에서 잘 하기는 쉽다.
아는 사람들 앞에서는 잘 하기가 쉽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사람은 자신의 맨얼굴을 드러낸다.
난 그게 '진짜 우리의 얼굴'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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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버스를 탔는데 1시간 동안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는 분이 계셨다.
자신보다 쉬운 일을 하는 동료보다 적은 월급을 받는다며 하소연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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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좀 해주시겠어요'라고 말할까 하다가,
'버스에서는 전화를 안 하는 게 예의인 것 같아요'라고 포스트잇에 적어서 전해줄까 하다가,
내리는 길에 뒤에서 말을 해줄까 하다가,
다 부질없는 것 같아 조용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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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도, 핸드폰도 없어서 결국 원치 않는 통화를 듣게 됐다.
그분은 1시간 동안 지치지도 않고,
전임자부터, 선배, 후배 가리지 않고 회사 욕을 하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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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이 내리는 통로 계단에 앉아서
뒤에 사람들에게 길을 내주지 않고 기어코 앉아있는 그분을 보니,
회사에서도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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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쪽이 왜 그런 대접을 받는지 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