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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레이 Aug 29. 2019

더 많은 감동을 주고, 더 자주 감동을 받고 싶다.

나를 울고, 웃게 했던 그 감정들

01.

[감동] : 상상하지 못한 것이 주는 우연한 감정


나에게 감동은 굳이 크고 비싼 무언가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예측과 다른 행동 또는 예상했던 것 이상의 결과처럼 상상하지 못한 것으로부터 생기는 우연한 감정인 것 같다.


회사에 휴가를 내고 쉬는 날, 나의 건강을 걱정해주는 회사 동료의 메시지라던가

전혀 기대하지 않고 봤던 영화나 읽은 책이 너무 재밌을 때 받는 물컹한 감정.

딱 그게 내가 느끼는 '감동'인 것 같다.



02. 

감동을 받는 것


'내 안의 감동'이라는 감정을 정의하고 나를 바라보니, 썩 감동을 자주 받는 편은 아닌 것 같다.

우선 가깝거나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기대를 자주 하는 편이라 실망하면 실망했지, 감동을 받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일상에서는)

또 사람들에 대해서 관찰하고 분석하는 것을 좋아해 상상하지 못 한 언행을 보고 충격을 받지도 않는다. 자연스레 감동을 받을 일이 없다.


그래서 오히려 나와 가깝지 않거나, 함께 보낸 시간이 적은 사람으로부터 더 많은 감동을 받는다.

일상 속 타인의 사소한 배려, 회사 동료가 친절하게 건네는 인사처럼 남들이 크게 의미 부여하지 않는 것에 감동을 받는다. 확실히 이런 걸 보면 보통 사람(ordianry people)은 아니다.

 



03.

감동을 주는 것


자주, 그러니깐 '빈번하게 큰 감동을 받지 않는다'라고 해서 감동을 주지 않는 사람인 건 아니다.

내가 주변 사람에게 '감동'을 받지 않는 포인트를 명확히 알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라도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해 보일 수 있는 일상에서 자주 감동받게 해주고 싶다. 생일 선물은 당일이 아니라, 여러 날에 조금씩 나눠서 매일매일 새로운 하루를 선물 받고 있다고 느끼게끔 하고. 기념일에도 그 날, 그다음 날, 그 다음다음 날에도 작은 선물이나 편지를 적어주려고 한다. 하루하루가 모두 특별하고 소중하다는 걸 잊지 않기 위한 나만의 사소한 행동들이다.

덕분에 예상치 못 한 날, 상상하지 못한 것에서 감동을 줄 수 있고 (물론 이것도 익숙해지기에 끊임없이 나는 더 연마해야 한다) 덕분에 더 자주 감동을 받을 수 있다.


할머니나 어머님께는 용돈부터 드릴 것이 아니라 '꽃'과 편지를 선물하기도 하고, 평소 특이한 캐릭터를 좋아하던 동료를 생각하며 스티커나 책을 사서 선물하기도 하고, 매일매일 뜬금없이 부모님들께 전화를 드리기도 한다. 사소하지만 상상할 수 없어 즐거운 감동 거리다.

(물론 '아 저 사위, 저 손자사위 참 독특해~'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아무튼 내가 아끼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어 '상상, 그 이상의 것'을 찾아 시도하려고 노력한다. 주변 사람을 더 관찰하고, 더 생각하고, 더 주의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소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정성을 다하려고 한다. 쉽지는 않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행복함을 느낀다.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것만큼 뿌듯한 건 없으니까.


앗 적고 보니, 나 좋자고 감동을 주는 것 같은데...

어느 정도 맞는 것 같다. 인정한다.


※ 그런 점에서 관계에 있어 '받고 싶은 선물을 물어보고 사주는 것'과 '결혼식 코 앞에 대놓고 프러포즈하는 것'만큼은 웬만하면 하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기대되지 않는 선물과 이벤트처럼 '무의미'하지 않을까? 감동이 없는 선물과 이벤트는 말 그대로 보여주기 식, 형식적인 행사인데, 그럴 거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더 좋을 수도 있겠다.



04.

더 감동을 주고, 더 감동을 받고 싶다.


요즘은 바쁘다는 핑계로 감동을 주는 일을 소홀히 한 것 같다. 반성한다.

예전에는 남들이 기억 못 하는 생일도, 그들의 결혼기념일도 함께, 먼저 축하해주곤 했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너무 좋아진 카카오톡 메신저 기능으로 더 이상 먼저 수고롭게 다른 이들의 특별한 하루를 기억하지 않게 됐다. 가볍게 메시지나 툭, 기프트콘이나 툭 보내지 '진심'으로서 감동을 주지는 못 한 것 같다.

더 감동을 주고 싶다. 다시 전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싶다.


전보다 더 감동을 받고 싶다. 감동받기에 있어서만큼은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

가까운 이들에게 기대하지 않고, 낯선 사람처럼 소중하게 조금은 어렵게 대해야겠다. 그래서 더 자주, 더 깊이 감동받고 싶다. 그들이 주는 너무 익숙해서 잊어버린 감동을 매일 새롭게 느끼고 싶다. 그리고 고마움을 진심을 다해 표현하고, 돌려주고 싶다. 


그렇게 더 많은 감동을 주고, 더 자주 감동을 받고 싶다.

감동스러운 나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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