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회사에서 나는

서른하나, 그리고 마흔 <친구(九)사이>

by 또레이

요즘 회사에서 나는 방황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방황하니 서른이다. 그래 나 아직 서른이라고! (만으로)


요즘 회사에서 나는 지쳐있다.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건 아니다. 그냥 늦게까지 머리를 쓰다가 자다 보니, 두배 세배 피곤하다. 오 그렇게 생각하니 마치 전원을 끄지 않은 컴퓨터처럼 그냥 off 되지 않은 채 켜져 있던 거다. 그래서 피곤했던 거다. 이런 깨달음 좋다. 상황은 싫지만, 이 상황을 명료히 정의해서 기분이 좋다.


요즘 회사에서 나는 미시적이다.

생각할 시간이 부족하고, 생각이 부족한 상태로 행동을 취하니 결과가 좋지 않다.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하다.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눈 앞의 것만 쫓다가 결국 하나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기분. 게임을 하다 갑자기 마주친 보너스 탄에 쏟아지는 동전을 줍듯 나는 허둥지둥 결과물을 쫓는다. 아, 다만 보너스 탄의 동전과 다른 점은 이 모든 것이 이라는 것. 일도 회사도 참 좋아하는 나이지만, 앞뒤 분간하지 않고 쫓기듯이 쏟아지는 것을 줍는 건 안 맞는다는 걸 알았다. 미시적으로 바라보고, 미시적으로 허둥대야 하는 이 상황이 참 힘겹다.


요즘 회사에서 나는 살 빠졌냐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설명하기 귀찮아서 녹음이라도 해서 틀어주고픈 대답, "살이 아니라 근육이 빠졌다." 먹는 건 여전히 기름지고, 운동량도 가열하게 줄였거늘, 줄어드는 몸의 부피는 숨겨놨던 근육들이 쏙쏙 빠져나가는 현상이란.... 슬프도다.


요즘 회사에서 나는 힘들어 보인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힘들어 보인다는 건 '육체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지쳤거나, 스트레스받거나한 상황'을 뜻한다. '아닌데, 나 괜찮은데?'라고 대답하고 있지만 힘든 것 같다. 왜 힘들까? 무엇이 나를 힘들게 하는 걸까? 어떻게 하면 힘듦을 사라지게 할 수 있을까?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면 이겨내거나 버텨낼 수는 없을까? 덜 힘들 수는 없을까? 요즘 나의 화두다.


요즘 회사에서 나는 늙어 보인다는 소리도 종종 듣는다.

이런 무례한 인간들 같으니... 이하 생략한다.



2019년 9월 23일,

요즘 회사에서 나는 이러하다.




서른하나, 그리고 마흔 <친구(九)사이>

우리는 매일 글을 써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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