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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레이 Sep 23. 2019

찰나의 '기쁨'

나를 울고, 웃게 했던 그 감정들

기쁨은 뭐랄까, '너무 작고, 사소한' 그래서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는 감정 같다.

짧게 왔다 스쳐가는 월급(통장 속 숫자) 같다고나 할까.


무언가 행복이란 감정과 비슷한데, 행복보다는 짧고, 행복하다 같은 지속성이 있는 동사와는 다르게

'콕'집을 수 있는 한 꼬집의 행복감? 웃음, 미소 같다.

그래서인지 기쁨을 느낀 순간을 물어도, '아, 그때 이러이러해서 참 기뻤지~'라고 대답하기 어렵다.

언제 기쁨을 느끼는지도, 느꼈는지도 잘 모르겠다. 정확히 기쁨을 콕 집어 생각하고 정의해본 적이 없으니 모르는 게 당연하겠지?


많이 웃고, 웃을 일도 많은데 ‘기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건 내가 그 감정을 정의하지 못해서 일까? 아니면 기쁜 일이 없어서일까? 에이… 설마… 그건 아니겠지


난 기쁨이라는 표현을 언제 썼을까?

갑자기 들려온 오랜 친구의 ‘기쁜’ 소식, 취업, 결혼, 출산? 그러고 보면 ‘기쁨’은 내게는 수동적인 감정인 것만 같다. (내가) 행복하고, (내가) 슬프고, (내가) 질투하는 것과는 다르게 기쁨은 (다른 이로부터 받아) 혼자서는 느낄 수도, 만들 수도 없는 수동적인 것 같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하나의 기쁨이 백가지 슬픔을 흩어버린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


수동적이고, 순간적인 감정.
 웃음 짓게 하고, 여운이 남는 감정.

내가 직접 나를 위해 만들 수는 없으니, 주변으로부터 많이 들여와야 하는 것
 그러려면 결국 내 주변이 행복하고, 잘 될 수 있게 돕고, 응원하는 것
 그래서 내게 잠시 들렀다 갈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하는 감정.

이렇게 보니 기쁨은 제일 사회적이고, 선한 감정 같다.

‘너의 행복이 곧 나의 기쁨이지’라는 말, 너무 예쁘고 좋다.
 이제야 알았다니 미안할 정도인 ‘기쁨’이라는 감정

더 기쁠 수 있게, 더 나누고, 더 사랑하고, 더 연대하자
 아니, 지금 바로 더 나누고, 더 사랑하고, 더 연대해야지

당신의 행복이 곧 나의 기쁨이니.

오늘도 내 앞의 당신이 곧 my pleasur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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