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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레이 Jan 30. 2018

Now or never

스물아홉 번째 이야기

#20180129 
평소 자주 방문하는 블로그 이웃 중에 A와 B라는 사람이 있다. 
오늘 오랜만에 두 블로거의 새로운 글이 올라왔다. 



처음 두 사람과 이웃이 된 건 2016년쯤이었다. 
서로의 스타일은 확연히 달랐지만, A의 글이 기술적으로나 느낌적으로나 월등히 좋았다. 


그동안 A의 글은 아주 드물게 업로드되었다. 
영화, 여행, 책 리뷰는 처음 본 그때부터 쓰였다, 안 쓰였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반대로 B의 글은 매일 집요하게 업로드되었다. 
처음에는 아주 엉망진창이었는데, 어딜 갔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보았는지 리뷰가 매일 올라왔다. 



그런데 오랜만에 두 사람의 글을 읽는데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B의 글이 너무도 좋아져 있었기 때문이다. 





옛날에 도자기를 만들던 사람이 있었다. 
어떤 사람이 만든 도자기는 시간이 지났을 때 '청자'가 되어 있었고, 
어떤 사람이 만든 도자기는 만지면 으스러져버리는 '싸구려 도자기'가 되어 있었다. 


같은 재료로 만든 것인데 어떤 것은 아름다운 '청자'가 되고, 
어떤 것은 대충 막 만들어 놓은 '싸구려 도자기'가 된 것이다. 


당신은 두 사람의 차이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는가? 
둘 중 누가 더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런데 실은 저 두 사람은 '동일 인물'이다. 
똑같은 사람이 만든 도자기 사이에 차이가 생겼던 것이다. 



나는 지금껏 이 이야기가 '기술'의 차이라고만 생각했다. 
뛰어난 기술과 능력을 가진 사람이 도자기를 만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청자와 싸구려 도자기를 가른 것은, 
'누가' 빚느냐가 아니라, '언제' 빚느냐의 차이였다. 



아무리 훌륭한 석공이 좋은 점토로 도자기를 빚어도, 
시간이 지나면 그 물기가 사라져 '싸구려'가 될 수밖에 없다. 
이미 생명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우리의 글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영화, 책, 강연을 듣고, 여행을 다녀왔어도, 
기록하지 않고, 표현하지 않으면 딱딱한 돌처럼 굳어버려 생명을 잃는다. 
그 후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싸구려 도자기를 벗어날 수 없다. 



그런데 어설프더라도, 일단 바로바로 빚어내면 
어설프더라도 쓸 수 있는 도자기가 될 수 있다. 
그 자체로 생명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뱉어내지 않은 경험은 시간이 지나면 말라버린 '싸구려 도자기'가 되고, 
어설프게라도 바로바로 쌓아 놓은 것은 '도자기'가 된다 
언젠가 청자가 될지도 모르는 도자기 말이다. 


그러니 어설프더라도 일단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미루지 말고 지금 바로 표현하자. 
혹시 아나, 그 속에 청자가 될 도자기가 있을지? 



#오늘의노래 #Nowornever #Halsey 
"Don't take no more time up(더 이상 뜸 들이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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