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 번째 이야기
#20180311
사람은 자기 눈으로는 자신의 모습을 바로 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타인의 눈이나, 거울, 영상에 촬영된 것을 통해서만 '나'를 볼 수 있다.
거울, 사진, 영상이 아직까지는 2차원의 공간이라고 치면
타인의 눈만이 3차원의 세상에서 '우리'를 바로 볼 수 있다.
물론 완벽하게 우리의 모든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타인을 통해 우리는 '나'라는 존재를 알아갈 수 있다.
<전지적 참견 시점>이라는 TV프로그램이 얼마 전 시작했다.
연예인 출연자와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매니저의 관점', '카메라의 관점'을 통해 그들을 바라보는 프로그램이다.
출연한 연예인들이 자신의 영상을 보며 보이는 공통적인 반응 한 가지는,
'내가 정말 저랬어? 나도 몰랐는데?'라는 것이다.
오랫동안 방송 생활을 해왔지만, 그들도 일상생활 속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본 경험은 적었던 것이다.
게다가 카메라가 아닌, 가장 긴 시간을 함께 보내는 매니저의 관점을 통해 보는 건 아예 처음이었을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다가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과연 어떻게 행동하고 있을까?'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오직 타인의 눈을 통해서만 '나'를 바라볼 수 있다.
억지로 남에게 잘해야 한다는 소리가 아니다.
그저 꾸미거나 포장하지도 말고, 진실한 나의 모습으로 타인을 대해야 한다는 소리다.
다른 의도를 가지고 상대를 대하거나, 내가 아닌 다른 모습을 연기한다면,
아마 끝까지 '진짜 나'를 보지 못 할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