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와 철쭉

진달래 화전만들기

by 이경

철쭉과 진달래는 어떻게 구분하나요?


네이버 검색창을 두드려 보니 초등학교 4학년 2학기 식물의 생활에 철쭉과 진달래의 비교를 배운다고 나와있는데 그동안 나는 철쭉이란 도로가 주변에

가득히 메운 진분홍의 꽃, 진달래는 개나리 친구 꽃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을까?

막상 마당에서 쑥을 뜯고 아들에게 진달래 화전을 해주겠노라 다짐하고 나니 철쭉과 진달래를 여간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다

철쭉은 독성이 있어서 먹지 못할 텐데...

부랴부랴 구색만 맞추자 싶어 쿠팡으로 식용 꽃 몇 가지를 주문하고 아직은 찬바람이 가득하지만 동네 뒷산으로 우리 집 두 남자를 데리고 나섰다.

아직 등산로가 제대로 나지 않아서 어린 아들이 산을 오르려면 아빠의 도움 없이는 오르기 어렵지만 그래도 예전엔 꼭 손을 잡고 오르던 아이가

이제는 엄마아빠의 손을 뿌리치고 혼자 걷겠노라는 모습을 보니 너무 웃음이 나왔다

지난주 비가 온 탓일까 진달래나무에는 진달래가 몇 송이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더 많은 꽃송이가 나올까 싶어 두리번 찾아봤지만

듬성듬성 분홍 꽃잎이 몇 개만 보일뿐 화전을 붙일 만큼 충분한 양은 아니었다

그래도 다행이야. 어제날 주문한 식용꽃잎들이 냉장고에 들어가 있으니...


가벼운 봄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밀가루 반죽을 시작했다

찹쌀가루 넣고 동그랗게 뭉쳐서 예쁘게 씻은 진달래와 꽃잎들을 꾹 눌러 붙여서 시럽 코팅하고 프라이팬에 부쳐보니 제법 그럴싸한 화전이 되었다.

첨에는 먹을 생각도 안 하던 남편도 바삭한 식감이 좋은지 몇 개를 집어 먹고 아들은 본인이 만든 화전에 감격이라도 한 건지 나중에는 그만 먹자고 말려야 할 정도로 잘 먹어주었다. 오늘도 마당집의 콘텐츠 대성공이다.

봄이 오면 어릴 적에 엄마랑 진달래로 화전 부치고 쑥캐서 쑥국 끓이고 고사리도 캐러 다닌

어린 시절이 희미하게 생각난다. 엄마는 지금도 쑥만 보면 자리를 잡고 앉아서 일어날 줄을 모르고 여름에 냇가에 고동이 보이면 냇가를 장악하고 자리를 떠날 줄을 모른다

어릴 적에는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는 게 재밌었고 좀 더 커서는 사 먹지 왜 사서 고생일까?

유난이라 생각했고 지금은 내가 먼저 냇가에 고동을 발견하면 고동 발견 지를 엄마에게 제보하는 때가 되었다.

그 어릴 적 내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 아이도 봄의 맛을 천천히 잊지 않고 가득 느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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