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멈춤이 주는 선물

by 최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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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을 떠나는 바쁜 월요일 아침, 탄천에서 러닝을 하고 있었다.

평소처럼 일정에 쫓기듯 발걸음을 재촉하며 달리다 보니 어느새 반환점을 지나 있었다. 문득 뒤를 돌아보며 잠시 앉아 숨을 고르기로 했다. 그 순간, 예상치 못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잔잔히 흐르는 물길, 초록의 나무들, 아침 햇살에 빛나는 세상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그 자리에 앉아 바라보며 생각이 내려왔다.


“가던 길을 멈추고 감탄하기에 가장 적당한 순간은, 그럴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이 아닐까.”


우리는 흔히 이렇게 말한다. “지금은 바쁘니까 다음에.” “조금 여유가 생기면.” 하지만 그 “다음”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다. 삶은 언제나 바쁘고, 해야 할 일들은 끝이 없다. 그렇게 멈추지 못하고 달리기만 하다 보면, 어느새 지나온 풍경은 희미해지고, 진짜 중요한 순간들을 놓쳐버리게 된다.


멈추는 것은 뒤처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지나온 길을 돌아보고,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이다. 잠깐의 멈춤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눈앞에 펼쳐진 것들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탄천의 풍경일 수도 있고, 가슴속에 간직한 소중한 기억들일 수도 있다.


이 바쁜 월요일 아침, 나는 잠시 멈춘 덕분에 마음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었다. 달리던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며 감탄할 수 있는 용기, 그것은 내가 나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었다.


멈춤이 주는 선물은 단순히 잠깐의 쉼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놓치고 있던 순간들을 되찾게 해 주고, 앞으로 걸어갈 길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그러니 가던 길이 아무리 바빠도, 그럴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에 잠시 멈춰보자.

그 멈춤 속에서 발견한 것들이, 어쩌면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출장길은 다시 바쁘게 이어졌지만, 탄천에서의 그 짧은 멈춤은 하루를, 그리고 내 마음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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