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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조직에서 오래가는 사람들의 비밀.

인정은 순간을 채우고, 기여는 나를 채웁니다.

by 최우형

회사 생활에서 가장 기쁜 순간은 언제일까요?

성과(Performance) 리뷰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때?

매니저가 고맙다고 한마디 건넸을 때?

아니면, 아무도 보지 않았지만, 내가 아니면 안 됐을 일들을 조용히 마쳤을 때?


인정은 외부에서 오고, 기여는 내 안에서 자랍니다.


요즘 좋은 회사들의 공통점은 하나 있습니다. “동료가 곧 복지다.” 그 안에서 개인이 마주하게 되는 가장 중요한 감정은 바로 동료에게 받는 인정(Recognition)과 기여(Contribution)입니다.

인정(Recognition)은 외부에서의 시선과 평가에서 시작됩니다.

성과가 드러났고, 누군가 알아봤고, 칭찬도 받았을 때…

그 순간의 뿌듯함은 분명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하지만 그 기쁨에는 늘 조건이 따라붙습니다. ‘누군가가 알아봐야만’ 생기는 기쁨…. 그 사람이 보지 못하면, 그 말 한마디가 빠지면… 허무함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여(Contribution)는 조용히 자라는 감정들입니다.

누가 보지 않아도, ‘이 일은 꼭 내가 해야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합니다.

급한 프로젝트에 도움의 손길, 미팅에서의 한 줄의 제안, 동료, 선후배에게 건넨 피드백 한마디.

돌아오는 보상은 없을 수도 있지만, 마음 한켠에 단단한 기쁨이 오래 남습니다.


인정은 순간을 채우고, 기여는 나를 채웁니다.


인정(Recognition)은 순간의 강렬함을 동반하게 됩니다.

스포트라이트가 켜진 커다란 발표 무대 한가운데처럼....

그 순간은 찬란하지만, 그 조명이 꺼지면 공허함이 밀려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여(Contribution)는 다릅니다.

무대 뒤편에서 무언가를 쌓아 올리는 느낌.

조용하고 오래가며, 그 과정에서 ‘나답다’는 감정들이 자라납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 “이건 내 일이야”가 아니라…

“이건 내가 할 수 있어서 기쁜 일이야”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둘 다 필요합니다. 하지만 방향은 다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인정(Recognition) 받고 싶어 합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 같습니다.

그건 유치한 것도, 부끄러운 일도 아닙니다.

그만큼 모두가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행복의 무게를 오직 인정(Recognition)에만 걸어두면, 너무 자주 흔들리게 됩니다.

누가 칭찬하지 않으면 괜히 초라해지고, 누가 더 잘하면 내 가치가 줄어든 것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기여(Contribution)는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남을 이기려는 마음보다 , 나를 넘어서려는 방향으로 바꿔주기 때문입니다.

기여(Contribution)는 자존감을 지켜주는 아주 단단한 방식 중 하나입니다.


작은 기여가 쌓이면, 결국 인정도 따라옵니다.


25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그래도 사람 보는 눈이 생기게 되었는데…

흥미롭게도, 가장 인정받는 사람은 늘 기여하는 사람입니다.

인정받을 일보다 기여할 일을 먼저 찾고,

성과보다 의미를 먼저 느끼고,

스스로 기쁜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

그런 사람은 누가 보든 안 보든 자신만의 성장 그래프를 그리고 있고,

그 꾸준함은 언젠가 반드시 누군가의 눈에 띕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조직에서 사라지지 않고 오래가는 사람들입니다.

타인에게 받는 인정(Recognition)은 바람처럼 스쳐 갈 수 있지만, 기여(Contribution)는 뿌리처럼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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