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 닿기를
한여름밤의 10km 러닝은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버겁다. 땀이 흐르고, 숨이 가빠지며, 몸은 무거워진다. 그래서 뛰기 전에는 늘 망설이게 된다. 오늘은 그만할까? 그러나 결국 나는 집에서 5km 떨어진 곳으로 일단 달려 나간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이미 5km를 뛰어가 버렸다면, 돌아오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나는 결국 10km를 완주하게 된다. 발걸음은 무겁지만, 나는 집으로 돌아오리라는 사실을 알기에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는다.
러닝은 때로 삶과 닮아 있다. 매 순간의 고비는 우리를 시험한다. 어떤 문제는 너무 커 보이고, 어떤 고난은 끝날 것 같지 않다. 하지만 돌아보면, 우리는 이미 수많은 버거운 순간들을 지나왔다. 그때도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았던 일들이, 결국은 지나가고,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그렇기에 나는 믿는다. 지금이 아무리 힘든 순간이라 해도, 조금 더 나은 날들이 반드시 올 것이라는 것을.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내가 겪었던 어려움을 견뎌냈기에 여기까지 왔다. 그 과거의 내가 나에게 희망을 주듯, 오늘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도 그렇게 힘이 되어 줄 것이다.
혹여 누군가 버티는 것이 힘들다면, 이 믿음이 그에게 닿기를 바란다. 돌아갈 곳이 있다는 믿음이, 결국 집으로 돌아오게 만든다. 아무리 먼 길을 달려왔어도, 우리는 다시 웃으며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그 길이 때로는 더디고 힘겹더라도, 우리는 계속 나아갈 수 있다.
삶은 매 순간 우리의 의지를 시험하지만, 우리가 만들어가는 믿음과 희망은 그 시험을 이겨내는 힘을 준다. 그리고 그 믿음은 언젠가 누군가에게 닿아, 또 다른 희망의 씨앗이 될 것이다. 그러니 오늘도 나는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는다. 돌아올 수 있다는 믿음을 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