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서정 시인 Apr 18. 2023

상황이 안되면 생각을 바꿔라

내 나이 어느덧 오십하고도 셋, 아니 정확하게 추산하자면 오십 하나가 맞다.

정부 차원에서 만 나이를 쓰기로 했으니까 한 살 깎이고 또 생일이 음력 12월이니 한 살 또 깎이니까

정확하게 오십을 갓 넘겼다고 봐야 옳지 않겠는가?


여하튼 생에서 한 구비를 막 넘어가는 시기다 보니 세상 다 산 사람처럼 아무런 의욕도 생기지 않는다. 한 마디로 갱년기 무기력증을 심하게 앓는 중이다.


갱년기는 무기력증만 오는 시기라 아니라 무엇이든 종합선물세트로 오는 시기인지라 물만 마셔도 살이 붙고 살이 붙으니까 고지혈증에 당뇨까지 합세해서 위협한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가만히 앉아 당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그나마 쪼끔 살아있던 식욕마저 억제하고 보니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고 마냥 깔아지는 상황이라니...


이럴 때 생각나는 질문


"나는 왜 살지?"


"행복은 뭘까?"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까?"


이런 질문들을 싸리 빗자루로 확 쓸어서 마당 밖으로 밀어버렸더니 또다시 밀려오는 질문


"쥐꼬리만한 월급에 매달려 이렇게 내 능력을 낭비해야 되나?"


그래서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것이다.

아침에 나갈 직장이 있어서 방구들 지고 안 누워 있어도 되니 얼마나 행복한가?

또 작은 월급이지만 이 월급으로 한 달을 살 수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다행인가?

아직 이 사회에서 쓸모 있다는 사실이 또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이렇게 자꾸 생각을 하나씩 바꿔가면서 무기력증을 극복하는 중이다.


최근 잠 안 오는 시간에 유튜브에서 주로 많이 들었던 '책 읽어주는 콘텐츠'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글은 이런 내용이었다.


세상에서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내 마음뿐이다. 내 주변 사람과 내 가족을 포함하여 내 마음 밖에 있는 것들은 뭐 하나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


그리고 결국은 나를 힘들게 하거나 불행하게 하는 것도 내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지 외부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불행하다고 힘들다고 느끼는 것 또한 내 마음이다. 그 누구도 내 마음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의 행복도 불행도 다 내가 만든 것이지 타인이 만들어 준 것이 아니라는 것. 모든 것은 상황이 아니라 내 마음이 하는 것이라고....


그리하여 나는 오늘도 내 마음의 운전대를 단단히 붙잡고 무기력증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발에 힘을 꽉 주고 마음의 엑셀을 힘껏 밟는 중이다.








작가의 이전글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곱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