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주 시골집에 못갔다.
울 엄마 오라는 소리 대신
"우리 딸 옥수수 좋아하잖여
시간 날때 와서 옥수수 따 가라
그리고 어제 임수대(외산) 장에 가서 내가 좋아하는
오징어 젓갈 사왔응께 반찬 걱정은 하지 말고"
옥수수 따 가라는 말은 오라는 말이고
반찬 걱정하지 말라는 말은
오징어 젓갈 밖에 없으니
와서 밑반찬 좀 만들어 달라는 말이다.
어떤 때는 동생이
"엄마 오늘 가서 맛있는 거 사 드릴께요"
그러면 엄마는
"아녀 요즘 정주나무 밑에서 맛있는거 많이
먹어서 먹고 싶은거 아무것도 없다.
바쁜디 오지 마라"
이라시고는 나한테 따로 전화해서
"딸 니 동생이 맛있는거 사 주러 온다고 했는디
바쁠까봐 내가 오지 말라고 혔어
근디 궂이 온다고 하면 저그 있잖니
뼈 없는 닭튀김 그거 사오라고 니가 전화 좀 해라"
나는 중간에서 엄마와 동생을 통역해야 한다.
아무래도 우리 엄마는 전생에 시인이었나보다.
한 번 비틀어서 낯설게 하기 신공을
발휘해서 진의를 숨기신다.
엄마 말을 자꾸 분석하다보니
어려운 시를 분석하는 실력이 쪼매
발전한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