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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서정 시인 May 07. 2024

[리뷰]1본문보다 더 멋진 ...

장인수 시인이 읽어 주셨습니다. 



조서정 산문집 『엄마를 팝니다』! 시골 엄마와 도시 시인 딸의 아기자기한 밀당과 유쾌한 대화! 이 정도면 ‘6시 내고향’이나 ‘인간 다큐’에 특집으로 방영되어도 인기 짱일 것 같다. 


 재밌어서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당돌한 시인인 ‘딸’의 입장에서 엄마라는 여성, 엄마라는 여자 선배, 엄마라는 모성, 엄마라는 벗, 엄마라는 삶을 발칙하고 진솔하게 그려내고 있다. 엄마에게 끊임없이 말 걸기, 말 시키기, 엄마의 말을 받아주기를 시도하고 있다. 엄마 아빠 인생 까발리기, 농담 주고받기, 유머 주고받기, 지혜 주고받기, 애처로움과 위로 주고받기, 여성성 주고받기, 살림 주고받기를 매일 매시간 시도하고 있다. 모녀지간에 친구 같은 말투. 서로 미안해하고 서로 고마워하는 고운 심성! 진솔하고, 발칙하고, 부끄럽고, 솔직하고, 유머 감각이 넘치는 모녀의 대화가 주는 글맛이 아주 재밌다. 심성과 말투와 글투가 모두 아름답고, 예쁘다. 방송으로 나오면 눈물 콧물 홀짝이면서 키득키득 웃으면서 공감과 연민과 카타르시스를 느낄 시청자들이 많을 것 같다. 


 우리 문학사 얘기를 잠깐 하면 ‘생활, 가정, 여성, 엄마’는 수필의 중요한 한 축이며, 중요한 계보를 이루고 있다. 특히 박경리, 박완서, 오정희 등 여성 성장 소설이나 가정 소설에서 중요한 성취를 이루었다. 


 조선 시대에 가정소설, 규방 문학이라는 것이 있다. 주로 여성이 글쟁이였다. 글을 쓰는 여성. 하지만 규방 안에 머물렀다. 규방 안에 머물렀지만 여성들이 자신의 역사를 기록할 때 역사는 온전히 그 시대를 기록할 수 있었다. 여성이 여성을 위로하는 문학이었다. 또한 방 안에 갇힌 여성들의 적극적인 말 걸기였다. 


  고된 시집살이에 외출 한 번 하기도 힘든 삶이었지만 규방가사에서는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했다. 그들은 억울한 삶을 글로 호소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랑을 적어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하고, 오랜만에 나들이를 함께하고 나서 여성들 간의 유대와 연대를 소중히 기록했다. 시집갈 또는 시집간 딸이 지켜야 할 내용, 여자인 자신의 주변 환경을 탄식하는 내용, 친정 부모를 그리워하는 내용, 놀이와 풍류를 노래하는 내용, 부모의 장수와 가정의 영화를 축원하고 송축하는 내용, 죽음을 슬퍼하거나 그에 따른 제사를 묘사한 내용 등 다양하다. 그러면서도 강력한 사회적 제약 때문에 규방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조서정 산문집 『엄마를 팝니다』는 내용 면에서 19세기~ 20세기의 여성 문학인 가정소설과 규방가사의 계보를 잇는 선상에 놓여 있다. 할머니, 어머니, 딸의 이야기. 21세기 전통 여성의 이야기. 시대에 동떨어진 이야기인가? 그렇지 않다. 계보의 충실한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조시인이라는 ‘딸’은 21세기의 현대적인 신여성이고, 유머감각과 위트와 재치와 해학적인 문체를 탄탄하게 겸비한 시인이며, 신문 기자이며, 수필가다. 예쁜 딸이다. 웃기고 울리는 거침없는  당돌한 글솜씨를 지닌 딸이다. 간난신고를 견디는 따스한 가족애를 솔직하게 그린다. 뭉클하다.



페이스북에 장인수 시인님께서 읽어주신 감상평이다. 


이것은 노벨문학상 리뷰보다 더 품격있고 아름답기까지 한

전문성을 갖춘 멋진 글이다. 


모든 분들의 감상이 다 소중하고 감사하지만 이런 고품격의 감상평에서는

잠자던 코끼리도 춤추게 하는, 지구를 단번에 들어올리는 힘이

느껴진다. 


혼자 보기 너무 아까워서 옮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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