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호 시인이 도서출판 ‘신생’에서 창작 동화 『도깨비 창고』를 출간했다. 이번에 출간한 『도깨비 창고』는 차승호 시인의 첫 동화 데뷔작라는 점에서 더 신선하다.동화 내용은 표제작인 「도깨비 창고」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내용이 농촌을 배경으로 하고 있거나 농촌에 대한 이야기다.
주요 등장인물들을 보면 농촌에 뿌리를 두고 살아가는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선생님, 그리고 어린이인 나에 관한 이야기다. 또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농촌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있는 농기구, 반려견에 관한 내용들이다.
이야기를 읽다 보면 가득 차지 않아 조금씩 비어 있는 존재들이 빈 것을 극복하고 채워가는 과정을 통해 따뜻한 온기를 전해준다.
축하해. 드디어 찾았구나.
열쇠의 방 가득
잠자리 떼처럼 날아다니는 열쇠 중에서 너는
농촌으로 들판으로 들어가는 열쇠를
찾은 거야.
그러니까 이 책은 열쇠야.
아주 가끔 거만한 술래가 힌트를 주듯
텔레비전에서 잠깐 보여주기도 하는
농촌으로 들판으로 들어가는 열쇠야.”
-지은이의 말-중에서
충남 당진이 고향인 차승호 작가는 현재 부산에서 공직생활을 하고 있지만 누구보다 고향인 당진 땅을 사랑하는 시인으로 유명하다. 유별난 작가의 고향 사랑은 그동안 펴낸 시집들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래서 그가 발표한 시에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와 고향에 대한 향수가 잘 녹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차승호 작가는 이번에는 시가 아닌 『도깨비 창고』라는 창작동화를 통해서 어린이들에게 농촌의 들판과 흙에 담긴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래서 『도깨비 창고』 는 피자와 치킨에 길들여진 어린이들에게 자연과 땅이 주는 소중한 가치를 환기시켜 준다는 점에서 더욱더 주목된다.
차승호 작가는 이어지는 지은이의 말을 통해 동화책 속에 들어있는 농촌과 그리고 그 농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정표처럼 소개한다.
“그냥 동화책이라고?/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그렇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생각이 조금은 달라질 거야./왜냐면,/여덟 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는 이 책은/아니, 이 열쇠는/서로 다른 이야기지만 밑바탕은 거의/초록색이나 노란색, 아니면 하늘색/어떤 색이 좋을까?/크레용으로 색칠하고 싶은/농촌이고 들판이거든./그곳에 사람들이 있어./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선생님,/반 친구들하고 똑같은/사람들이 있어/만나고 싶지 않니?/자, 그러면 자물통에 열쇠를 밀어 넣듯/다음 페이지를 넘겨 봐.”
한편 창작동화 『도깨비 창고』에 또 다른 재미를 부여하는 것은 그림이다. 그림은 건국대학교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는 김성률 작가의 작품이다.
게임 그래픽 디자인으로 그림 경험을 쌓은 김 작가는 “<요정들의 가게를 찾아주세요>에서 배경 및 캐릭터 그림을 그린 경험을 토대로 『도깨비 창고』 작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너무나도 큰 영광”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누군가에게 책으로 다가서는 그림은 처음이라 많이 부족할지 모르겠지만,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마음 한편의 따뜻한 바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따뜻한 작가의 마음이 더해졌다.
이 책의 키워드는 농촌이고 들판이다. 그리고 그 농촌의 들판은 농부의 손에 의해 매번 새로운 창작물들이 발표되는 멋진 예술 공간이다. 즉 농촌의 들판을 일구는 농부들과 또 그들이 생산해내는 각종 농산물들은 도깨비가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도깨비 방망이를 두드려 싱싱한 보물들을 쏟아내는 마술 공간이다.
차승호 작가는 이번 「도깨비 창고」라는 동화를 통해서 농촌에 대한 아름다운 가치를 어린이들에게 전달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