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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로피컬 박 Oct 23. 2020

4화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다

버리니까, 이너피스!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하지만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것은 우연일지도 몰라








’이기적 유전자’로 유명한 리처드 도킨슨(Richard Dawkins) 박사는 그의 저서 '만들어진 신’(원제: (The God delusion)에서 ‘사람은 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그저 진화의 산물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우리가 태어나고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우연’일 뿐이라는 의견도 덧붙이며 말이다.

사실 종교 안에서 나는 내가 태어난 이유, 하느님이 날 세상에 보낸 이유를 알려달라고 끊임없이 갈구했다. 분명 내가 태어난 목적이 있을 것이라 여겼다. 그래서 모든 것에 의미 부여를 했다. 내가 특별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증명받길 희망했다. 나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일지 모른다는 믿음으로.



그 ’믿음’이 나를 불행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조금씩 피어오른 것은 우연히 본 한 기사를 통해서다. 2017년 9월 한겨레 신문에서는 아누 파르타넨(Anu Partanen)이라는 저널리스트의 ‘우리는 미래에 조금 먼저 도착했습니다’라는 책을 소개했다. 이 기사가 내 눈에 들어온 이유는 이 책에서 소개한 이 문구 때문이다.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일러스트가 모질라 돌려쓰는 이미지





기사에 따르면 이 내용은 1933년 출간된 악셀 산데모세(Aksel sandemose)의 ‘도망자, 자신의 자취를 가로지르다’라는 소설에 나온 십계명이라고 한다. 특별한 사람이라고 믿게 하는 그 기대감들이 우리 스스로를 압박하고 불행하게 원천이라고 해석한 북유럽 작가들의 의견들에 나는 이유를 모른채 크게 공감했다. 어쩌면 나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느끼며 남들보다 뭐 하나라도 잘 해야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혔던 30여년의 삶 때문일 것이다. 




과학에 마음의 문을 열고나니 세상이 넓어지는구나




그 후 나는 조금씩 종교를 버리며 우리의 존재는 그저 우연에 의한 것이며 유전자들이 지나가는 통로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주장들에도 마음을 열었다. 물론 그런 과학적 주장들이 무조건 맞다는 것이 아니다. 그저 종교적인 영향으로 스스로가 특별하고 남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했던 ’틀린’ 생각들을 버리며 시각을 넓히는 다양한 의견들을 수용하기로 마음 먹었을 뿐이다.  


왜? 라는 질문을 금기시하는 종교 안에서 나는 갇혀있었다. 종교를 떠나며 종교가 주장하는 모든 것을 거부하고 과학을 맹신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마음을 열고 관심을 보이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과학에 문을 열고 나니 세상이 넓어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오늘이다.





글. 박경

그림. 딩사장 

소속. 우아 스튜디오 

버리니까, 이너피스 4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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