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목마른 스타들 1

조 기자의 연예수첩 15

by 조성준

코로나 19의 창궐로 이제까지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던 일상이 너무도 그리운 요즘이다.

남성 직장인들에겐 좁디좁은 선술집에서 어깨와 등을 맞대고 주고받던 소주 한잔이, 멋쟁이 여성들에겐 짧은 주말을 이용해 일본과 홍콩 등 이웃 나라를 다녀오던 자유가 그리고 학생들에겐 티격태격 마주 보고 함께 먹던 점심시간이 모두 언제 적 일이었는지 기억마저 가물가물하다.


몹쓸 바이러스 탓은 아니어도 그처럼 평범한 일상을 늘 그리워하며 사는 부류가 있다. 대중의 눈과 귀를 의식하며 살아가는 인기 연예인들, 바로 스타들이다.


그럼 여기서 질문 하나! 부와 명예를 가진 스타라면 솔직히 그깟(?) 일상쯤은 포기해도 되지 않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을 듯싶다. 프라이버시가 공개되지 않는 보통의 일상을 누리고 싶어 하는 건 스타라고 예외는 아니다. 오죽했으면 배우 류승수는 MBC '라디오스타'에서 "가장 원하는 건 유명하지 않고 돈만 많은 삶인데, 지금 난 돈은 없고 유명하기만 하다"며 한탄을 늘어놨을까.


다음의 글은 2006년 11월 14일 자 스포츠서울에 게재했던 칼럼이다. 당시 이병헌이 한 인터뷰에서 "사람들에게 신분을 숨기고 택시를 운전한 적이 있다"라고 밝혔던 걸 바탕 삼아 썼다.


세계적인 연기파 배우 대니얼 데이 루이스가 한때 영화계에서 종적을 감췄던 시절이 있었다.


영화 '아버지의 이름으로'와 '크루서블', '더 복서'의 연이은 흥행 성공으로 한창 잘 나가던 90년대 후반, 루이스는 갑자기 "이탈리아에서 구두 수선공으로 살겠다"며 아내인 레베카 밀러(소설가 아서 밀러의 딸이자 시나리오 작가)와 함께 미련 없이 카메라 앞을 떠났다.


실제로 이탈리아에서 몇 켤레의 구두를 수선했는지는 확인이 어렵지만, 2002년 마틴 스콜세즈 감독이 연출한 '갱즈 오브 뉴욕'으로 할리우드에 복귀할 때까지 공백 기간동안 영화계 근처를 기웃거렸다는 소식은 단 한 번도 전해지지 않았다.


기행이라면 기행일 수도 있는 루이스의 과거 행적이 불현듯 떠오른 이유는 이병헌 때문이다.

지난주 이병헌은 한 일본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경험 삼아 잠깐 택시를 운전한 적이 있다고 고백해 화제를 모았는데, 이병헌의 이 같은 행동을 놓고 일부에서 '자격증 없이 택시를 운행하는 것은 아무리 요금을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엄연한 위법'이라며 문제를 제기하는 촌극 아닌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위법성 여부를 떠나 이번 해프닝을 보면서 그가 평범한 사람들과의 일상적인 대화에 얼마나 목말라했는지가 느껴졌다. 15년 넘게 한결같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톱스타가 일상에서의 탈출(일반인들에게는 일상이다)을 꿈꾼다? '체험! 삶의 현장' 식의 엉뚱한 도전이라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대단히 쓸쓸해 보이는 욕구 해소법이다.


다음 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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