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위스키는 버번위스키?
오늘 클래스는 미국 위스키 그중 버번위스키로 찾아왔다.
입문 클래스를 진행하다 보면 꼭 버번위스키의 개념을 알아야 많은 스코틀랜드 위스키들과의 연관을 지을 수가 있다. 보통 대부분의 스코틀랜드 위스키가 숙성되는 오크통은 버번을 담았던 오크통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를 버번 캐스크라 부르는데, 과연 버번위스키는 뭐가 다른 걸까?
위스키의 강국 중 1등은 당연 영국 스코틀랜드이다. 2등은 미국이다.
보통은 쉽게 설명하기 위해 미국위스키는 버번위스키라고 설명하곤 하는데, 이는 엄연히 말하면 틀린 말이다.
미국 위스키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옥수수를 사용하는 버번위스키, 호밀을 사용하는 라위위스키, 옥수수 함량을 81%까지 높인 콘 위스키, 마지막으로 밀을 사용해 만든 위트위스키 등 다양한 위스키가 존재한다.
하지만 버번위스키의 비중이 95%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미국위스키에는 버번위스키가 있다고 설명한다.
버번의 어원은 프랑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뉴올리언스, 켄터키 두 군데에서 버번이라는 지명이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버번위스키가 되었다고 한다.
버번위스키는 알파벳 A, B, C, D, E, F, G로 정리할 수 있다.
A, America 버번위스키는 반드시 미국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아무리 제조 방식이 같더라도 한국에서 같은 방법으로 만들더라도 버번위스키가 될 수 없다.
B, Barrel 베럴 즉, 오크통을 의미한다. 스코틀랜드는 보통 오크통을 재활용하지만 미국은 새 오크통만 사용한다. 이는 법으로 지정되어 있다.
C, Corn 옥수수를 주원료로 사용하고 함량은 51% 이상 이어야 한다.
D, Distillaition proof 증류도수를 의미한다. 80도를 넘어서는 안된다는 규정으로 그 이유는 이 이상 넘게 되면 보드카처럼 하얘지기 때문이다.
E, Entry proof 병입도수로써, 마지막 병인시에는 62.5% 아래로 낮추어야 한다는 법이 있다.
F, Fill proof 병입시 지켜져야 하는 최소 도수로써 스코틀래드와 마찬가지로 40도이다.
G, Genuine 순수성이라는 의미로, 버번위스키는 인공색소를 가미하면 안 되며, 반드시 내추럴 컬러를 유지해야 한다.
이외에도 버번은 숙성기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과 이 때문에 라벨에 숙성기간을 따로 표기하지 않는 점 등 여러 가지 특징이 있다.
이제 버번에 대해 알아봤으니, 한 번 시음을 해보도록 하자.
첫 번째는 43%의 도수를 자랑하는 우드포드리저브. 3번 증류하는 것이 특징이며, 브라운 포맨 산하 아래 있다. 켄터키에서 개최되는 제일 큰 승마경기인 켄터키 더비의 후원사이기도 하며, 민트줄랩의 기주가 되는 위스키이다. 코냑이라고 착각할만한 비주얼과 버번 입문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향을 맡아보자. 역시나 단향이 코를 가득 메운다. 약간은 스파이시하긴 하지만 바닐라향이 지배적이다.
맛은 정말 부드럽다. 버번은 공격적인 알싸함을 선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위스키는 전혀 그렇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맛이다. 약간의 과일향도 난다.
이어서 호밀로 만든 우드포드리저브 라이를 맛보자.
라이 위스키는 풀 맛이 상당히 강한데, 생각지 못한 타격감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곤 하는 위스키다.
하지만 사람들의 선호도가 굉장히 높았다. 다들 기존 우드포드보다 라이버전을 더 좋아하는 눈치였다.
정말 풍선껌처럼 다채로운 맛이 입안에 퍼졌고, 기존의 라이스러운 맛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상당히 만족스러운 맛. 역시 괜히 버번 3 대장이 아니다.
두 번째는 와일드 터키 101. 와일드터키 증류소에서 만들어졌으며, 버번위스키의 아버지 지미러셀이 현재 운영하는 증류소이다. 와일드터키라는 이름은 위스키에 관심이 많던 증류소 직원이 매일 몰래 위스키를 제조해 보다가 증류소 운영자와 야생터키를 사냥하러 나갔다가 저녁식사 자리에서 이를 공유한 것으로 유래되어 와일드 터키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다소 황당스럽다.
도수는 50도로 다소 높은 편이며, 이 역시 버번위스키를 대표하는 위스키다.
대략 6~8년간 숙성되었으며, 거친 맛이 특징이다. 향에서는 직관적인 캐러멜향. 사실 나는 버번 향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훅 들어오는 거친 향 아니면 부드럽게 살살 나는 향 이 차이인데 와일드터키는 전자에 가깝다. 맛은 역시나 강하다. 50도의 도수에 맞게 진한 우드향이 입안을 맴돌며, 다소 텁텁한 느낌도 적지 않다.
개인적으로 내 취향은 아닌 걸로...
마지막으로 러셀 10년을 마셔보자. 러셀은 짐작하겠지만 와일드터키와 같은 증류소이다.
아들인 에디 러셀이 지미 러셀의 은퇴식을 기념해 출시한 위스키인데, 실제로 은퇴를 4번이나 번복한 사람이 바로 지미 러셀이다. 이 위스키에서 부자간의 위스키 취향이 나뉘는데, 버번에 10년 숙성은 다소 고 숙성 위스키에 속한다. 지미는 저 숙성을 선호하고 에디는 고 숙성을 선호한다.
맛 또한 확연히 다르다. 거친 맛보다는 다소 밍밍한 맛. 버번에서는 느껴 볼 수 없는 부드러운 느낌이 다소 강했다. 그렇다고 진한 캐러멜과 바닐라의 풍미는 살린 매우 균형 잡힌 맛이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번에 에디 러셀의 편이다.
그동안 위스키 클래스에 버번을 미뤄 왔던 건 입문 클래스때 사람들의 반응이 가장 컸다.
보통 버번캐스크, 피트, 쉐리, 버번 중 가장 선호도가 낮아 이를 다루지 않았는데, 확실히 버번은 맛있는 위스키다. 오늘처럼 일주일에 가장 지쳐잇는 화요일엔 버번 한잔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