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저는 사랑니를 뽑고 왔어요. 여러분도 사랑니 뽑으셨나요? 사랑니를 뽑기로 예약을 하고 치과로 나아가기까지 긴장이 되더라고요. 아프지는 않을까, 뽑으면서 이가 여러 개로 갈라지지는 않을까, 뽑다가 신경을 잘 못 건드리지는 않을까, 마취가 잘 못 되지는 않을까 하는 별의별 걱정이 제 머릿속을 어지럽히더라고요. 걱정 비눗방울들이 머릿속에서 보글보글 점점 커져갔어요.
치과에서 가서 의사 선생님이 마취를 하고 나니 뽑기 직전이 되니 이제 몸까지 덜덜 떨리며 더 무서운 거 있죠. 어른이 됐는데도 치과는 왜 이렇게 무서운 걸까요. 걱정에 걱정이 꼬리를 물고 두려움에 떨다가 마침내 의사 선생님이 이를 뽑는 차례가 되었어요.
"자, 뽑습니다."
뾱!
웬걸 30초 만에 뽑고, 심지어 아무 느낌도 없었어요. 뽑았는지도 모를 만큼요.
걱정이 비눗방울처럼 커지다 팡 터지는 순간 너무나도 허무했답니다. 내가 왜 걱정한 거였지...?
여러분도 저 같은 경험 다 있으실 것 같아요. 걱정이 걱정을 불러서 비눗방울처럼 보글보글 부풀어 오르다 막상 상황이 닥치니 다 기우였고 아무 일도 아니었던 경험이요. 저는 평소에 머릿속에서 일어날 일들을 자꾸 시뮬레이션시키는 MBTI 파워 J(계획형)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여러 가지 변수들을 자꾸 생각하면서 일어나지도 않을 일들을 많이 걱정하는 편인 것 같아요. 독자님들은 어떤 편인가요? 걱정을 많이 하는 성격이신가요?
걱정을 많이 하는 제 자신을 돌아보면서 나의 그릇에 넘치는 고민과 걱정은 오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능력밖의 일은 어쩌면 다른 사람의 영역, 사회의 영역, 나라의 영역, 세계의 영역 더 확장하면 신의 영역인데 그것을 제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고 통제하려고 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걱정들은 의식적으로라도 내려놓으려고 결단이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결되지도 않을 걱정들을 품고있으면 몸과 마음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 같아요.
우리의 걱정은 90%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하잖아요. 성경구절 중에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할 것이요. 한 낱 괴로움은 그날에 족하니라.'(마태복음 6:34) 말씀처럼 오늘 일어난 일은 오늘 털어버리고 미래의 일은 미래의 나에게 맡기자고요. 분명 그 상황에 맞게 잘 대처하고 있을 겁니다. 여러분들의 마음속 걱정 모두 비눗방울처럼 팡! 팡! 다 터져서 고민과 염려 없는 오늘 보낼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마음의 속삭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