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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histlecake Oct 03. 2019

[여행 후 남은 것들] 만두

2년 넘게 배낭여행 중, Felix




1인분에 10개씩 소분된 만두를 

네가 만두 좋아한다길래 엄청 사뒀지. 

너 10개, 나 8개 쪄서 먹다가

마지막 하나는 항상 너한테 건네주곤 했는데, 

오늘, 

아침부터 너를 공항에 보내느라 설쳤더니, 

어제부터 나를 괴롭혔던 감기 기운에 진이 빠졌는지, 

너 보내고 노트북으로 일 좀 하고 나니 너무 허기가 져서 

봉지 안에 남은 그대로 쪄버린 만두 12개. 

혼자 다 먹고 나서 조금 놀랬어. 

너랑 있는 동안 매일 늦은 저녁에 맥주까지 곁들이느라 살이 붙었는데, 

너랑 헤어지고 허전한 마음에 더 먹어서 찌지는 않을지. 








잘 도착해서 다행이야. 메시지 고마워. 

오늘은 친구를  만나 맥주 마셨어. 

너는 호스텔에서 어떤 친구들을 만났을까. 

사실 별로 알고 싶지 않아. 




근데 사진 속 네가 들고 있는 맥주 맛은 궁금하다. 

다시 만나게 된다면 우린 뭘 만들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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