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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자작 김준식 Feb 15. 2024

극심한 기후변화, 한강변 아파트는 안전할까?

부동산 시평

인간이 망쳐 놓은 대기, 재앙으로 다가온다

2024년을 맞아 기상이변이 전세계적으로 빈발하고 있다. 겨울철임에도 유럽에서는 곳곳에 엄청난 홍수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 거울 태풍이 몰려와 8m 높이 파도가 해안가 마을을 휩쓸고, 폭우가 쏟아져 시가지가 침수되었다. 심지어 부자 동네 ‘비버리힐스’ 일대도 이런 재앙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부는 본래 일년 내내 건조한 기후여서 강우량이 극히 적은 곳이었다. 중국 남부에도 겨울 기온이 30°C를 넘어서고 강우량도 예년보다 크게 늘어 물난리를 겪고 있다. 이와 반대로 유럽 북부의 혹한, 미국 중서부의 폭설, 중국 북부의 혹한.폭설 등 대조적인 이상기후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러한 이상 기후는 ‘북극진동’(Arctic Oscillation)의 변화에 따른 제트기류 남하, 엘니뇨 현상에 따른 ‘대기의 강’(atmosphere river) 흐름의 변화 때문이며, 그 근본적인 원인은 ‘지구온난화’라 한다.
 지구온난화가 인류가 탄소를 지나치게 배출한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 지구의 평균온도는 2020년에 산업화 이전 대비 1.7±0.1°C 상승하여, 파리기후협약(2015년)의 1차 감축 목표인 1.5°C 범위를 이미 넘어섰다.* 게다가 기후 변화의 티핑포인트**인 2.0°C를 넘어가는 시기가 2020년 후반으로 예측되고 있어서 파국을 막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대형 자연재해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한반도도 역시 전지구적 기후변화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올 겨울 내내 지나치게 따뜻한 기간과 맹 추위가 교차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최근 몇 해에 걸쳐 여름철에 국지적인 폭우가 쏟아져 도심이 침수되기도 하고 주택 지하층에 거주하던 사람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환경부가 발표한 우리나라의 ‘하천 범람 지도’에 따르면, 한강 중하류, 안성천ᆞ삽교천 유역, 금강 중하류, 영산강 중하류, 낙동강 유역의 범람 위험이 크다.
 서울로 좁혀 2006∼2022년의 침수지도를 보면, 한강 이남 지역의 침수사고가 잦았다. 가장 침수사고가 많은 곳은 신림동인데 이곳에 빌라 반지하층이 많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서는 한강변 이남 지역의 침수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한강변을 따라서 신천동, 압구정동, 여의도동, 영등포동 일대, 마곡동 등이 이 시기에 침수사고가 없었던 데 비해 나머지 지역은 모두 물난리를 겪었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강남 일대가 역사적으로 본래 논과 밭이 있던 저지대여서 홍수나 폭우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살기 좋은 입지가 변한다

이처럼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 이변 때문에 우리가 지금 당장에도 피해를 보고 있으며, 앞으로 그 양상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것을 예상한다. 이는 계절별 기온 변화에 그치지 않고 강수량과 해수면의 상승까지 불러온다. 앞으로 이러한 극한기후로의 변화는 더욱 빨라지고 불규칙해져서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 아무리 토목설계 빈도를 긴 기간으로 잡아 시공하더라도 미래의 기상이변에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기후 변화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닥칠 재해 위험은, 현재 주거 입지의 우열을 가르는 우리의 기준을 크게 바꾸게 될 가능성이 높다. 
 오늘날 우리가 주거 입지를 판단할 때 주로 고려하는 요소가 주거의 쾌적성, 교통, 교육환경, 편익시설 등이며, 이중에서도 수변 조망(river-view, ocean-view)을 가장 높은 가치로 평가하고 있다. 미래에 이러한 좋은 요소를 두루 갖춘 곳이라도 빈번하게 자연재해를 겪거나 빈도가 낮더라도 한 번에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면 좋은 입지라고 할 수 없다. 특히 산기슭 절개지, 계곡 등에서 ‘산사태’, 저지대에서 ‘침수’, 강변, 바닷가에서는 ‘범람’의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앞으로 머지 않아 주거 입지를 정할 때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한 곳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시대가 올 것 같다. 주택 구매 때 입지를 선택하는 데 있어 다른 조건이 비슷하다면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한 쪽이 바람직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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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지구 온난화 이미 1.5℃ 넘어섰다…10년 내 2℃도 돌파 전망", 2024.01.06.
 ** 바다 속 산호의 99%가 소멸되는 온도를 말하며, 치어 서식지인 산호초가 사라지면 어종이 줄어들고 어획량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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