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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퇴한 트레이너 Jul 28. 2020

아빠로서 하고 싶은 육아

내가 살아보니 이렇더라

내가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법. 나의 반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반이 합쳐진 더욱 발전될 가능성이 있는 다시 태어난 나. 자식이라는 것은 나의 새로운 모습이자, 또 다른 나의 삶이다. 그리고 나의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하드웨어에,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과정이 육아다.


주로 육아를 담당하는 것은 아내다. 나는 주로 보육을 담당한다. 다행히 아내와 육아관이 맞아서 전적으로 아내에게 믿고 맡기고 협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육아를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하고 싶은 육아는 어떤 걸까 생각해 보았다.



1. 좋은 습관과 매너 만들기


나는 매우 무뚝뚝한 편이다. 감정표현이나 애정표현에 서투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그나마 아내에게 조금씩 배워서 나아지고 있지만 익숙하지 않다. 이런 건 역시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서 나오는 것이 가장 좋다. 예의범절은 당연히 아내와 내가 잘 가르쳐가고 있지만 좋은 습관과 매너 역시 아이에게 당연하고도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게 해주고 싶다.


예를 들면 밥 먹기 전에는 "잘 먹겠습니다." 하고, 밥 먹고 나서는 "잘 먹었습니다." 하고 인사하는 것이 예의라고 한다면, 밥 먹으면서 딴짓하지 않고 같이 식사하는 상대와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는 것. 밥을 같이 먹는 상대와 속도 맞춰주기. 혹시라도 먼저 다 먹게 되면 일어나지 말고 같이 앉아서 이야기를 하던가, 물을 떠다 주던가, 반찬을 챙겨주던가, 먹는 모습을 이쁘게 바라봐 주던가 하는 것이 매너라고 생각한다. 아주 사소하지만 상대를 배려해 주는 것들이 당연스럽게 생각되도록 어려서부터 몸에 배게 해주고 싶다.



2. 그 나이에 있을법한 상황 미리 시뮬레이션 하기


과거를 되돌아보며 후회했던 일들을 떠올려 보면 대부분 처음 겪는 일이어서 당황한 경우가 많다. 특히나 인간관계에서 오는 서투름. 지금의 나라면 이렇게 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아마도 그동안 많은 경험과 사례들을 접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럴만할 일들에 대해서 미리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해 보게 하면 어떨까? 아이들은 동화책이나 영상을 통해서 그런 것들을 학습하긴 하지만 책에는 안 나올법한 상황이나 조금 더 구체적인 예행연습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매우 소심한 성격이어서 어려서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말을 못 했다. 그래서 초등학생 때도 교실에서 실례를 했던 일들이 아직도 생각난다. 선생님이 앞에서 수업을 하면서 말씀을 하는 것을 중간에 끈지를 못하는 것이다. 또 초등학생 때 전학을 두 번 가게 돼서 자기소개를 해야 되는데 아무 말도 못 하고 5분 동안 가만히 서있었던 기억이 있다. 이런 것들은 나중에서야 경험이 쌓이고 연습을 통해서 어느 정도 극복이 되었지만 성인인 지금도 능숙하진 못하다.


특히나 친구관계나 선생님과 있을법한 일들 중에서는 지금 생각해도 억울하고, 화나고, 아쉬웠던 상황들이 많다. 그런 있을법한 상황들에 대해 미리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다. 나는 이런 적이 있어. 너라면 어떻게 할꺼같아? 이러면 어떨까? 저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이야기를 미리 해보고 상황극도 해보고 싶다. 그러면 후회할만한 일이 좀 덜 생기지 않을까?



3. 무엇이든 곁에서 관심 가지고 응원해주기


아이에게는 당연히 관심과 사랑이 좋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아이가 어떤 것에 관심이 있고,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부모는 잘 모른다. 내 과거를 돌이켜 보면 그것은 당연히 아이가 말을 안 해서 그런 것이고, 그중 한 가지 이유는 아이가 부모를 터놓고 대화할만한 상대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가 부모와 많은 대화를 통해서 관계가 형성이 된다면 오고 가는 많은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레 현재의 관심사와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부모가 아이에게 현재 내가 관심을 가지고 고민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이다. 그 시기에만 할 수 있는 선택에 대해 미리 대비할 수 있게 해 주는 것. 공부, 연애, 취미,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미래를 그려보는 것을 함께 한다면 그보다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내 과거를 돌이켜 봤을때 아쉬웠던 것들이다. 내가 이러한 부분들이 부족했으니, 내 아이도 그럴 확률이 높을것이고, 나의 경험상 부족했던 부분들을 도와주면 아이에게도 도움이 될것이라는 단순한 발상이다.


이런 것들이 나의 육아에 대한 청사진이지만, 앞으로의 현실은 과연 얼마나 실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요즘같이 가정교육과 공교육이 죽고 사교육만 존재하는 시대에 가정에서 공교육의 몫까지 해내려면 벅차겠지만 어쩌겠는가. 아쉬운 사람이 우물을 파야지.


내 아이는 예체능 외에는 사교육 없이 가정교육으로 강한 정신력과 올바른 인성까지 만들어 주고 싶다. 그리고 따뜻한 마음과 가족애. 공부는 내가 하고 싶은 게 생기면 하지 말래도 하게 되더라. 아이가 하고 싶은 게 뭔지를 잘 찾아주자. 그러면 뭐를 해도 될 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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