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과 첫인상
고객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고객이 나를 판단하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학력, 전공, 자격증, 나이, 성별, 직급, 경력 등은 만나지 않아도 트레이너를 평가할 수 있는 선호도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얼굴, 몸매, 복장, 눈빛, 자세, 태도, 말투, 발성, 성량 등은 만나고 나서 선입견을 갖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특히 청결, 손발톱, 입냄새, 화장, 헤어 등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면서도 치명적인 것이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특히 아침 일찍 수업을 하게 되는 경우 놓치기 쉽다. 사소한 거라도 한 번 고객에게 책잡히면 신뢰도도 떨어지게 되어 트레이너의 말에 무게가 실리지 못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요소 두 가지를 꼽자면 능숙함과 여유로움이다. 수만 번 반복한 것과 같은 익숙한 동작과 말투지만 친절함과 여유로움이 배어 나온다면 고객은 전문성을 가진 경력자라고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고객과 상담이 시작됐는데 볼펜이 없어서 찾아 헤매고 다닌다면? 이미 거기에서부터 끝이다.
이 모든 것들이 합쳐져서 분위기와 아우라를 만들게 된다. 대부분의 고객은 하나하나 구체적인 항목별로 따져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두루뭉술한 느낌으로 '잘한다.' 혹은 '잘 못한다.' 하는 이분법적인 판단을 하게 된다.
그래서 트레이너는 오티(오리엔테이션)에서 수업을 잘해야 되는 것이 아니고, 수업을 잘하는 트레이너처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성공적인 오티의 핵심이다.
쉽게 말해서 면접과 같다. 취업 면접을 떠올려보자. 면접에서는 실제로 일을 하지 않는다. 나는 인성이 좋고 일도 잘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홍보하는 자리다. 물론 괜찮은 줄 알고 뽑았는데 막상 지내보니 정말 아닌 경우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그건 뽑힌 다음의 일이다.
마찬가지로 오티에서는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 나와 수업을 하면 고객이 원하는 것을 쉽고, 빠르고, 확실하고, 재밌게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자리다. 하지만 막상 오티 하는 것을 보면 수업을 하고 있는 트레이너가 많다. 목적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 세부적인 계획과 치밀한 작전을 짜고 들어가야 한다.
일반적으로 운동센터에서 오티를 위한 자료집들을 모아서 '오리엔테이션 북'을 만들어 둔다. PPT처럼 기승전결에 맞춰 순서를 맞춰두고 각 페이지마다 적절한 코멘트와 핵심 사항들을 미리 숙지하도록 되어 있다. 그 자료와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맞게 조금씩 변형하여 접근하면 된다. 이런 자료와 선배로부터 전수받은 노하우가 없다면 최대한 많은 선배들에게 물어보고 도움을 구해야 한다.
대학교 때 선배님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다. 선배님 친구 중에 엄청난 바람둥이가 있어서 그 비결을 물어보았다고 한다. 그 친구가 말하기를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는데 나만의 코스가 있다. 이 지점을 지날 때는 어떤 전설을 이야기하고, 그다음 지점에서 어떤 멘트를 하면서 손을 잡고, 그다음 지점에서는 어떤 멘트를 하면서 키스를 한다.' 이런 식으로 자신만의 드라이브 코스와 공식이 전국에 10군데 정도가 있다고 했다. 진짜 전문가가 아닐 수 없다.
센터마다 다르지만 오티 수업료를 주는 경우가 있는데, 그걸 받고서 안도하는 트레이너를 보면 정말 안타깝다. 그 시간이 무엇을 위한 시간인지 잘 생각해 보자. 트레이너에겐 그 시간을 헛된 시간으로 만들지 않기 위한 노력과, 나와 만난 고객은 반드시 내 회원으로 만들겠다는 집념이 필요하다.
어차피 할 사람은 오티를 안 해도 한다. 오티는 할 생각이 없는 사람을 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한 명을 그 자리에 앉히기 위해 수백만 원의 홍보비가 들어감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