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특명! 돈 되는 일을 찾아라...

N잡러의 여왕

by 제이피디아

사직서 제출, 그리고 고요한 불안의 시작.


월급이 사라지고,

한 달, 두 달, 세 달이 지나고,

투자가 0이 되어 수입이 끊기자,

묵직한 현실이 찾아왔습니다.


"나는 이제...?"

바람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저를 자꾸만 저 아래 지하로 끌고 가더라고요.


퇴사 전 위급 상황을 대비해 현금을 마련해 두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거였죠.

그리고, 들어오던 돈이 끊기자,

이상하게도 예상치 않았던 나가는 돈이 계속 생기더라고요.

계획하지 않았던 목돈이 훅 나가고,

잔고도 예상보다 빨리 줄더라고요.


"역시 나는...!"

자책하며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아야 했어요.

지금 내개 불안은 아무 도움이 안 되니!

위기가 곧 기회라는 이건희 회장님의 말을 계속 되새겼습니다.


역시 나는 쉽게 갈 수 없는 팔자구나,

나는 이제 일하지 않으면 안 될 운명이구나.


그래서, 다시 일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돈을 벌어야 했기예요.




특명, 돈 되는 일을 찾아라!


1. 과거의 나열을 통한 발견 시도


그동안 돈을 어떻게 벌었나?


찬찬히 생각해 봤습니다.

그동안 수입원은 유일했죠.

회사 급여!

꼬박꼬박 출근하면,

상사가 지시한 일을 수행하고,

관련 부서에서 온 일을 처리하고,

할 일을 찾아가며...

그렇게 하루의 시간을 보낸 날이 한 달이 되면,

월급이 들어왔죠.


회사 외 돈 벌어본 경험을 주욱 적어왔습니다.

- 대학 시절 과외 -> 용돈 정도는 벌었음.

- 학원 아르바이트 -> 오래 하지는 못함, 자주 짤림

- 텔레마케팅 -> 완전 최저 급여를 받음, 재능이 아예 없음


"이게 다인가?"


현금이 오간 경험은 이 몇 가지가 다였습니다.


회사라는 큰 조직에서 떨어져 나와 혼자 힘으로 돈 벌려니,

막막해지더라고요.


"무엇, 어떻게 해야 하나...?"


장사를 해볼까?

온라인으로 물건을 팔아볼까?

사람들을 모아 가르쳐볼까?

블로그나 유튜브 같은 콘텐츠를 생성해 수입을 기대해 볼까?


그,

런,

데,

안 되는 일이었죠.

자본이 없어진 지금, 투자로 다 날린 지금,

자본금이 드는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건

기름을 안고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격이니까요.


이전에 장사도 해 봤고,

온라인 판매를 해 봤고,

사람들을 모아 가르쳐 봤고,

양질의 콘텐츠를 팔아본 적 있다면 모를까,

왕 초보가 덜컥 뛰어들기에는 너무나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이 들더라고요.


또 자책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헛똑똑이로 살았구나...



발등에 불 떨어진 지금,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정말 다시 일을 찾지 못하면,

이전에 과외와 학원에서는 돈을 벌어봤으니,

그거라고 하자.




2. 돈 버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관찰


'저 사람들은 무슨 일로 돈을 벌까?'

길거리, 카페, 지하철, 도서관...

지나치는 사람들에 관심 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는 최종 행위(결괏값)에만 관심을 두었는데,

이제는 시작부터 끝까지, 반복하는 구조를 관찰하게 되더라고요.


즉, 이전에 PT할 때면,

트레이너가 PT 지도하는 거에만 관심두었는데,

이제는

헬스장은 어디에, 어떻게 만들고,

회원은 어떻게 모으고,

돈 받는 방식(10회, 30회+할인 등)은 무엇이고,

유지관리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훨씬 복합적이고 서비스 과정 하나하나를 나누어 살펴보게 된 거죠.


이렇게 사람들을 관찰하고, 추측하고, 배워 나갔습니다.

긍정적 신호를 발견했어요.

의외로 다양한 수입원이 존재했고,

지난 20년 사회에서 일했으니

내가 가진 역량 중 팔 수 있는 재능이 하나 이상은 있겠지

했습니다.

할 수 있겠다는 용기가 되살아나더라고요.




3. 돈은 가치의 대가


일을 찾는 과정에, 철학적인 사고에 빠졌습니다.


회사는 왜 내게 월급을 줬지?

회사가 월급 준 이유는

내가 회사가 돈을 버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큰 규모의 회사에 다니다 보니,

월급은 그냥 월급이라 생각해 돈 번다는 거에 둔감했더라고요.

회사는 여러 기능 조직이 얽혀 공동의 목표로 나아가는 곳이라 개인의 직접적인 기여가 잘 보이지 않았던 거죠.


과연 돈을 번다는 건 뭘까?

돈은 상대가 원하는 걸 내가 제공했을 때,

상대가 그 대가로 나에게 주는 것이더라고요.


즉,

if {내가 제공하는 가치 > 상대 필요와 만족},

then 거래 발생


- 과외비는 성적 향상의 가치로 지불되는 거고,

- PT 이용료는 건강의 가치로 받는 거고,

- 책은 내용의 재미나 도움의 가치로 구매되고,


내가 제공하는 가치가 상대의 니즈와 맞지 않다면,

내가 가진 역량이 상대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거래는 일어나지 않는 거죠.

돈이 오가지 않죠.


또, 한 번의 거래로 끝나지 않으려면,

상대가 원하는 혹은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야 하죠.


내가 가진 경험과 전문성에서

상대에게 필요하거 만족을 주거나,

그들의 가치를 올리는 일을 찾자!

누군가의 문제 해결에 연결되는 일을 찾자!!




4. 외부 유혹 조심!!


한참 일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녀도,

성과가 없을 땐,

쉽게 돈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눈이 가더라고요.

문장 한 줄에 5천 원,

부업 알바, 월 3백만 원 보장,

20만 원짜리 물건 사면 30만 원을 돌려준다,

주식 투자로 ㅇ백 프로 수익률 얻을 수 있다,


정말 달콤한 속삭임이죠? ㅠ

잠시 마음을 빼앗기려다,

"이런 게 세상에 어디 있겠어?

내가 번 돈으로 투자한 것도 다 날렸는데."

눈을 번뜩이며 메시지를 삭제했습니다.

마음이 약해진 저를 한 번 어루만지고,

메시지는 오는 족족 다 삭제해 버렸습니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거,

머, 그런 게 세상에 어디 있나요?

그 사람들이 쉽게 벌기 위해

저를 이용하는 거겠죠.

그렇게 쉽게 벌 수 있는 방법을 타인에게 알려준다?

이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쉽게 돈 버는 방법에 귀 얇아지지 않기,

쉽게 돈 번다는 말에 속아 넘어가지 않기!!


대신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

내가 행복한 일을 찾아내자.


쉽고 빠른 길보다는

정직한 노력이 롱런하는 방법이다!!

정신 바짝 차렸습니다.




일 찾을 때의 기준


수입을 위한 일을 찾을 때 다음 기준을 세웠어요.

1. 금액보다는 꾸준한 수입이 되는 일에 우선을 두자.

2. 하고 싶은 일(좋아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잘하는 일)을 구분하자.

3. 한 사이트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정보를 꾸준히 업데이트 하자.

4. 일단 나가서 부딪혀보자.


이 기준은 어떻게 전개했는지,

왜 이 기준을 중요하게 두었는지,

다음에 이어 드릴게요.







단호한 표정.png


지난 3년,

떠올려보면 매 순간은 꾸역꾸역 버텨온 시간 같아요.

하지만 문득 뒤 돌아보니, 생각보다 제법 멀리 나아왔더라고요.


새로운 일을 시도하며 낯선 세상을 배웠고,

실패라는 값진 스승에게서 성공만큼 귀한 교훈을 얻었고요.

다양한 환경에 노출된 나라는 사람을 겪으며,

저를 새롭게 알게 되기도 했고요.

내가 오기가 있는 사람이구나,

내가 욕심이 좀 있는 사람이구나.


무엇보다 스스로 만든 수입으로 생활을 꾸릴 수 있게 된 건 큰 성과였습니다.


이제 다음 단계는,

여기서 한 번 더 점프하는 일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의 규모를 키우고,

저의 가치를 더 높여,

수입의 폭을 넓힐 방법을 찾는 거죠.

열심히 찾고 있습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그치만, 고생은 쉽지 않아요 ㅠ

하지만 그 순간이 피와 살이 되어 있더라고요.

경험이 미래의 내게 가장 단단한 자산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남들은,

왜 고생을 사서 하나..

했습니다.


처참한 당시 제 상황을 얘기하지도 못했음에도요.


아직도 전 직장 동료, 대학 동기, 기타 등등의 분들은

왜 잘 다니던 회사를 뛰쳐나와 생고생하는지

의아해하더라고요.


하지만,

40대가 넘었는데, 누군가의 이해와 인정을 위해 사나요?!


남들의 시선 대신,

모험하는 생을 선택하였고,

그 대가를 치르고 있지만,

값진 인생의 시간입니다.


원하는 길로, 가고 싶은 길로 조금씩 가는 거죠.

인생 뭐 있나요.









keyword
이전 02화왜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