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계약
일단 어디에 사무실을 개업할 것인가가 제일 중요했다. 사업자등록을 내려면, 임대차계약서가 있어야 하니까 1순위로 사무실 구하기에 돌입했다. 먼저 개업한 선배나 동기세무사들 이야기를 종합해 보니, 세무서 근처 아니면 우체국이 가까운 곳, 그리고 역세권이면 좋다고 했다.
세무서 근처에는 아무래도 처음 사업자등록을 하는 사업자나 종합소득세나 재산세 신고대리 수요가 있을 것이고, 세무서 방문해서 서면신고 접수하기도 편한 게 장점. 세무서 근처가 아니더라도, 우체국이 가깝다면 서면신고 시 등기우편 보내기가 수월한 게 장점. 역세권은 나중에 직원 채용까지 고려하면, 채용에 수월하다고.
그래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세무대리인이 위치한 곳이 강남역이다. 강남역에는 서초, 삼성, 역삼세무서 3개의 통합청사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우체국도 가깝고, 심지어 주민센터도 가깝다. 그래서 나도 처음에는 익숙한 동네인 강남역에 사무실을 구할까 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굳이 매일 힘들게 2호선을 타고 출퇴근을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아예 생각을 바꿔, 집 근처의 역세권 오피스텔 매물을 찾아봤다. 준신축급 오피스텔이고 역에서 5분 이내로 걸어올 수 있는 곳으로. 하루 종일 혼자 사무실에 있을 거라, 깔끔한 컨디션을 제일 중요한 포인트로 보았다. 그리고 주차가 가능하고, 손님이 찾기 쉬운 대로변에 위치한 건물로. 세무서 근처도 아니었고, 우체국도 그리 가깝진 않았지만, 역세권이고 집에서 걸어 다니면서 교통비라도 아껴보자(?)라는 특이한 마인드로 사무실을 계약했다. 같은 건물에 세무사 사무실이 3개가 있길래 괜찮아 보이기도 해서, 딱 1번 보고 바로 사무실 계약을 했다.
개업 7개월 차, 지금까지 사무실 위치에 대해 느낀 점을 말해보자면, 어차피 홍보야 온라인으로 하는 시대이고, 역이랑 가까워서 손님들이 찾아오는데 큰 불편함은 없는 것 같다. 또 생각보다 세무서 갈 일도, 우편을 보내야 할 일도 많지는 않더라. 그리고 비대면으로 상담과 계약을 하기도 하니까 경기도 등 수도권이나 지방 고객 수임도 어렵지 않았다. 물론, 세무서 근처였다면 조금 더 로드 고객이 많았을 수는 있겠지만.
오히려 집에서 가까우니, 야근하거나 주말 출근해야 되는 때에도 부담이 없는 것이 제일 큰 장점으로 느껴지는 요즘이다. 사람들 틈에 치여서 지하철 타고 퇴근하고 집에 오면 너무 녹초가 되어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곤 했는데, 요즘은 퇴근해도 쌩쌩해서 뭔가 하루에 쓸 수 있는 시간의 양이 굉장히 늘어난 느낌이랄까!
아무튼 상권 분석도 없이 이렇게 사무실을 구한 사람도 잘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