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모두 어른이 되었다. 나만 빼고.
어른스러운 관심사를 가지고 현실적인 대화를 하는 어른들이 되었다. 겉으론 그래 보여도 사실 아직 어른이 아니라고들 하지만, 최소한 그들은 겉으로라도 어른이지. 나는 겉으로도 어른이 되지 못했다. 아, 주름살 얘기가 아니다. 슬프게도 내가 유일하게 어른이 된 부분은 외모니까. 젠장.
말하자면 어른스럽지 못한 소득과 어른스럽지 못한 관심사, 불안정과 헛된 망상, 사회성 부족 같은 것들 말이다. 모두가 '성인 1년 차'의 그것이다. 벌써 14년 차에 접어들었는데도 이러니, 모두가 승진하는 동안 나 혼자 만년 대리인 것 같은 기분이다. 그런 기분이 들든 말든 시간은 흐르고 연차는 쌓였다. 후배들마저 앞질러가는 동안에 나는 혼자 저쪽 구석 책상에 앉아있다. 친구들이 떠난 그곳에서, 이제는 모두가 '철없던 생각'이라 말하며 웃는 그것을 아직도 몰래 꼼지락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