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거실 소파에 앉아
까만 화면에 어슴푸레 비친 스스로를
한참이나 멍하니 바라보다 문득,
‘나는 죽은 것이 아닐까.’ 하고.
갈 곳도 할 일도 만날 이도 하고픈 일도 없는,
‘이것도 삶일까.’ 하고.
무작정 나가 한 시간을 걸으니
그제야 땀이 쭉 나는 것이 비로소,
‘살아 있구나.’ 하고.
증명하지 않으면 스스로 깨닫지도 못 하는 삶.
그래도 ‘이것도 한 형태의 삶이겠지.’ 하고.
마음 한 어귀에서는 열렬히 살아 있고 싶은 마음이.
또 한 귀퉁이에서는 그저 사라지고 싶은 마음이.
그래도 살아 있고 싶은 마음이 지지 않아서,
다행히 오늘도 ‘살아 있구나.’ 하고 생각하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