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사는 게 꼭 나무 같지 않니? 푸르른 시절은 아주 잠깐이고, 앞으로는 떨어져 시들 날만 남은 것 같아.
4:어차피 떨어질 거라면 나는 강가의 나뭇잎이 될래. 운이 좋으면 물길을 타고 바다까지 갈 수도 있잖아.
7:나는 단풍이나 은행잎이 좋아. 누군가에게 발견되어 소중히 책 사이에 간직될지도 모를 일이니.
5:난 그냥 아무 길거리에나 뒹구는 이름 모를 이파리나 되련다.
0:행인들에게 밟히게?
4:바람 잘못 타면 차바퀴에 깔릴 수도 있는데?
5:마음껏 밟으라지. 짓이겨지고 형태는 사라져 어딘가의 거름이나 되게.
7:절대 싫어. 아, 누군가 나를 고이 코팅해주길.
5:짓이겨져도 나는 알잖아. 내가 잎인 거. 하늘을 향해 뻗은 손에 햇빛과 빗물을 가득 담아 나무를 저만치나 키워낸 잎. 나만 그거 알면 되지, 뭐.
0:다른 사람들이 너더러 거름이라는 데도?
5:그건 또 그것대로 감사하지 않냐. 그만큼 세상에 도움되는 게 또 어딨다고.
0,4,7:미친 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