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 79 - 의식의 흐름

by 백홍시

저 배우 누구더라.

나는 뭘 해도 저렇게는 못 되겠지?

일단 이번 생은 글렀네.

저건 또 뭐야.

실제 정신과에서 저런 방식으로 치료를 한다고?

이야.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너무한 거 아니야?


아, 맞다.

얼마 전 위 검사받은 거 보험 처리해야 하는데.

별 이상도 없는데 괜히 스트레스 때문에 이게 뭐야.

뭔 일만 있으면 멘탈 와르르 위장 와르르.

이건 유리멘탈도 아니다.

셀로판지 수준이라고밖에.

찢어진 셀로판지를 붙이고 살려니까 힘드네.

힘들어.

용기 갖고 살려고 용기를 타투로 새겼더니, 하필 그게 또 손가락이라 반쯤 지워졌네.

리터치 받으면서 또 용기, 받아야겠다.

아, 피곤하네.

너무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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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많은 것이 끝나버렸고, 새 드라마는 재미가 없네.

눈물 나도록 재미가 없네.

도망친 곳에 낙원이 없더라도 나는 도망치고 싶어.

그런데 그럴 힘도 없이 정말로 피곤하네.

찢어진 셀로판지는 어디로 도망치나요?

스테인드 글라스 인척 하고 살려면 어디로 가나요?

나는 정말로 모르겠어.

재미없는 드라마를 왜 보고 또 봐야 하는지.

왜 일 년에 몇 달, 또는 내내 휴지 뭉텅이를 삼키듯 삶을 삼켜내야 하는지.


이 드라마는 또 몇 부작이 되려나.

늘 시작할 땐 끝이 보이지 않더라.

모르겠어.

잠도 오지 않는 밤에는 어디로 가야 하는 건지.

안절부절못하는 마음이 자꾸만 튀어.

한 자리만 재생하는 CD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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