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파티와 함께 생각나는 추억들
고기구이를 생각하면 꽤 오래전 기억이 난다.
내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북한산에 놀러 가면, 텐트를 치고 고기를 구워 먹곤 했다.
(예전에는 국립공원에서 취사가 가능했다.)
개울에서 신나게 놀고,
아빠가 주워오신 판판한 긴 돌 위에 지글지글 불을 피워 먹는 돌판구이 고기.
그 맛이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먹었던 분위기는 기억난다.
돌판에 지글지글 구워지는 고기.
아마도 삼겹살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나들이 나와서 먹었기에 맛있었고, 물놀이 후에 먹는 거라 더 맛있었고,
고기를 자주 먹지 않았는데, 소풍 와서 더 맛있었던 기억이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무척이나 부지런한 분이셨다.
집 앞에 약간의 텃밭이 있을 때 텃밭을 일구어 이것저것 경작해서 드셨다.
상추는 물론이고, 배추, 토마토 등 다양한 것을 심어서 먹었다.
장미, 봉숭아, 분꽃 등 꽃도 많이 심어두셔서 주변 사람들이 꽃을 보러 올 지경이었으니까.
텃밭이 있던 집을 떠나 옥상이 있는 4층 집에 이사한 후에도
부모님의 텃밭 사랑은 계속되었다.
옥상 화분에 상추며, 고추, 가지, 토마토를 심으셨다.
상추가 맛있게 자랐을 때쯤이면,
옥상에서 숯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 먹곤 했다.
지인들이며, 친척들이 놀러 와서 숯불구이를 자주 해 먹었다.
손재주가 좋으셨던 아버지는 옥상에 평상까지 만들어 두고 종종 숯불구이를 즐겼다.
보들보들 손바닥 만한 상추를 닦아서, 바로 구운 고기를 먹는 그 맛.
먹어본 사람만이 알만한 맛이다.
정말 둘이 먹고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이라고 할까?
결혼을 하고, 아이가 어릴 때는 고기구이를 친정집에서만 먹었다.
아이들이 좀 자라고 집에서 고기구이를 먹기 시작해서는 돌판으로 된 고기판에 고기를 구웠다.
바닥에 신문지를 펴고, 고기를 구워 먹는 맛이란....
이것도 해본 자만이 알맛!
최근까지는 캠핑을 가서 숯불구이를 해 먹었는데....
요 근래에 먹는 고기는 집에서 캠핑용으로 산 구이 바다에 굽는 고기다.
하지만 이것도 신랑이 있을 때 가능한 일.
오늘은 프라이팬에 목살을 구웠다.
고기를 구울 때는 버섯, 마늘, 양파, 김치 등을 함께 굽는다.
곁들임이 함께 있어서 더 즐거운 고기 파티.
사실 우리 집은 상추를 먹기 위해 고기를 먹는다.
고기를 먹으려고 상추를 사기보다, 상추가 먹고 싶으면 고기를 조금 사서 상추를 잔뜩 먹는 편이다^^:;;;
오늘도 맛있는 상추를 구입해온 바람에 고기를 구입.
아이가 돼지고기가 먹고 싶다고 해서 고기를 구웠다.
그리고, 살펴보니 오늘 브런치에 100번째 글을 쓰는 날.
어느새 100개의 글이 쌓였구나 싶다.
매일매일 브런치에 글 1개는 남기자가 목표인데,
가끔 빼먹는 날이 있어서, 오늘이 딱 100일째는 아니다.
앞으로는 더 열심히 브런치를 남겨보겠다며,
다짐하고 파티하는 날로다가!
오늘도 목살 파티로 브런치 100번째 글 파티로 기념하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