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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상냥이 Apr 08. 2021

-가제- 그날 10

그곳에 아무도 없었다. 그들만이 남아있을 뿐.

-9편에 이어-


떠나기 전, 화장실에서 나와 옷방으로 사용하던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입고 있던 옷을 갈아입고 여벌의 옷도 챙겼다. 아이들과 박 상사가 입을 옷도 챙겼지만 박 상사는 괜찮다며 자신에게 준 옷을 효종에게 주었다. 수연에게는 아내가 입던 옷들을 챙겨주었다. 아직 그녀의 향기가 배어있는 옷들을 넘겨주며 나지막이 말했다.



"수연아, 이걸 입으면 될 거 같아. 옷이 맞을지 모르겠다."

"괜찮아요. 아저씨. 그런데 괜찮으시겠어요? 이 옷..."

"괜찮아. 아니면 네가 입을 게 없잖니."

"고마워요. 잠시 옷 좀 갈아입고 올게요."


옷을 받아 들며 생긋 웃는 수연을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짓고는 주방으로 갔다.


"효종아 먹을 것을 좀 챙기자."


찬장 윗부분에 모아두었던 캔 음식을 챙겨 넣기 시작했다. 3분 카레나 짜장도 있었지만 끓일 수도 전자레인지도 없으니 다시 집어넣었다. 모아보니 캔으로 된 햄 10개, 참치캔 7개, 캔에 들은 익힌 콩 4개였다. 아, 쉭과 샤비의 먹을 것도 챙겨야지. 냉동실을 열어 맥주 안주로 먹겠다고 처박아 두었던 육포 몇 개를 꺼내어 가방에 넣었다. 서랍을 열어보니 초코바 몇 개도 있어 얼른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짜잔! 아저씨 너무 잘 맞아요! 고마워요!"


나는 수연을 향해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자, 이제 준비가 되었으면 출발해야겠습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아내의 옷으로 갈아입고 온 수연은 다다다 뛰어 준비하고 있는 우리에게로 왔다. 쉭과 샤비는 주인의 냄새가 달라졌는지 연신 코를 대며 수연의 냄새를 맡았다.


"쉭, 샤비. 많이 힘들었지. 조금만 더 힘내자. 응? 이제 집결지로 가면 되는 거야."


샤비의 접질린 한쪽 발을 지긋이 만져주며 수연은 그 둘을 꼬옥 안아주었다. 효종은 그릇에 물을 떠 쉭과 샤비를 먹였다.


"준비 다 되었으면 출발하겠습니다. 효종 씨, 아까 주신 무전기 체크 한번 하시고 이동 방법은 아까와 같이 내려가겠습니다. 1층에 준비해 두었던 앰뷸런스를 타고 이동을 할 거니까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예요."

"네, 알겠습니다."

"꿀꺽, 네."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가방을 어깨에 메었다. 꽤나 묵직한 무게, 군대에서 군장을 매 본 이후 가장 무거웠다.



"헉, 헉, 아직 집결지는 이상 없겠죠?"

"헉헉,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무전이 되지 않긴 하지만 큰 이상은 없을 것입니다."

"타탓! 타탓!"

"그래도 먹을 것도 챙기고 갈아입을 옷도 챙겨서 다행이에요! 삼촌! 삼촌이라고 불러도 되죠?"

"응, 그래 그러자."



"탁! 타탁!"

"빨리 타세요!"

"트틍 트틍! 웅웅! 붕!"


박 상사가 앰뷸런스 운전석에 앉았고 나는 조수석에 앉았다. 아이들과 늑대 개 쉭과 샤비는 앰뷸런스 뒤편에 태웠고 우리는 집결지로 향했다.



"출발합니다. 꽉 잡으세요."


박 상사의 운전은 거칠었다. 누가 터프한 군인 아니랄까 봐, 나는 조수석에 앉아 멀어지는 아파트의 모습을 백미러로 보고 있었다. 나와 그녀가 처음으로 마련했던 우리 집이었다. 벽지로 할 것이냐 페인트로 할 것이냐부터 가구와 침구류까지 같이 준비했고 행복을 꿈꾸었던, 그녀의 온기가 남아있던 집이 멀어지고 있었다.



"쿵, 쿠쿵!!"

"트드등! 트드드등!"


먼발치에서 포탄 터지는 소리도 들렸고 기관총 소리도 들려왔다. 다시 또 그놈들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우리는 조금씩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었다.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내가 다니던 회사 앞 큰길로 들어섰다. 곳곳에 바리케이드들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모두 무너져 있었고 군데군데 그놈들의 흔적과 그들의 드론도 떨어진 채 부서져 있는 것도 볼 수 있었다. 바닥에 군복만 남아있는 것도 많이 보였다. 이곳에서도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모양이다.


"스르륵, 끼익"


박 상사가 건물에 다 다를 때쯤 앰뷸런스를 멈춰 세웠다. 건물 입구를 100미터 남짓 남은 길가에는 뒤엉켜버린 바리케이드와 무너져버린 진지, 모래포대로 구축해 놓았지만, 추락한 드론들로 차량 진입이 불가능해 보였다.



"더 이상은 차로 움직일 수 없을 것 같네요. 조금 위험하지만 걸어서 이동하시죠."

"그래야겠네요. 얘들아 걸어서 이동하자."


나는 뒷칸에 타 있는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앰뷸런스에서 내렸다. 정오가 다 되어가는 하늘에 높이 솟아있는 태양은 이 상황을 비웃기라도 하듯 힘차게 빛나고 있었고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이상하네요. 아까 저희 부대가 도착했고 남수 씨를 구출했습니다. 그렇다면 이곳을 군이 점령했을 텐데 너무 조용해요. 제 동료들은 보이지도 않고요."

"무전은, 무전은 해 보셨나요?"

"응답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무슨 일이 생겼나 봅니다. 어서 이동해야겠습니다."



그랬다. 군대가 이곳을 점령했고 장악했다면 입구 쪽을 지키는 군인들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고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는, 삭막한 곳이 되어있었다.


"아무래도 당한 것 같습니다. 내부로 들어가 확인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건물 CCTV를 확인해 보면 될 것 같아요. 제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쉭과 샤비를 앞세우고 그 뒤를 따랐다. 이상했다. 분명 이들은 물폭탄을 쏘기만 했고 직접적인 공격을 하지는 않았었다. 간혹 가다 진로에 방해되는 물건들이 있으면 옆으로 던진 적은 있지만 사람들에게 던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곳은 폭탄을 맞은 듯 한 모습이었다. 쌓아놓은 모래주머니들은 총에 맞거나 폭탄에 터진 듯 찢겨있었고 파괴되어 있었다. 군데군데 포대자루에 불이 붙어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도 있었으니 말이다.


건물 입구의 모습은 더욱 심각했다.


외벽이 금간 곳도 보였고 창문들은 대부분 깨져 있었다. 로비는 파괴되어 있었고 커피숍과 아이들 놀이방 역시 폭탄을 맞은 듯 보였다.


"어찌 된 일일까요? 이놈들은 사람들에게 공격은 했지만 이렇게 파괴시키지는 않았었잖아요?"

"그게 의문입니다. 몰려오는 그놈들을 막기 위해 군대가 반격했다면 모를까 그런데 공격의 방향이 모두 방어하는 쪽으로 나 있어요. 이건 그놈들도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 같은데요."

"아저씨... 저기 위에.."

"그르르르"


수연이 나에게 이야기했고 우리는 수연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으헉! 피해요!"


박 상사는 소리치며 우리를 밀어냈고 우리는 각기 다른 방향으로 흩어졌다. 쉭과 샤비는 그놈들을 향해 짖어대고 있었고 그놈들은 우주유영이라도 하는 듯 공중에서 사뿐사뿐 움직였다. 이상하게도 그들은 우리를 공격하지 않고 있었다.


"뭔가 조금 이상해요. 공격을 하지 않네요."

"그렇군요. 목소리를 조금 더 낮추세요. 아무래도 이놈들 휴식시간인가 봅니다. 괜히 깨웠다가는 큰일 나겠어요."



수연은 쉭과 샤비를 짓지 못하게 하였고 공격 태세와 방어 태세를 같이 갖추었던 우리는 로비 입구 쪽으로 천천히 움직였다. 이놈들이 단체로 깨어난다면 우리도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일단 몸을 피해야 했고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기 위해서 CCTV 저장소가 있는 통제실로 가야 한다.


통제실은 3층 서버실 옆방에 있다. 전원이 끊겨 녹화가 되었을지 걱정이었지만 보안용 CCTV에는 재난상황을 대비해 배터리를 이용해 예비전력으로 작동이 된다. 예비전력은 태양열을 이용해 비축이 되고 최대 1주일간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되어있었고 지진 설계도 되어있었는데 진도 8까지는 버틸 수 있게 했고 지진 감지 시스템도 설치해 두었다.


"계단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나는 계단 문을 조심히 열었다. 잠을 자고 있는 놈들은 적어도 20마리는 되어 보였다. 모든 인원이 계단실에 들어오고 난 계단 문을 닫아 밖에서 열리지 않도록 손잡이 부근에 소방용 도끼를 걸쳐두었다.



"이곳에 주둔하려고 했던 군인 분들은 모두 어떻게 된 걸까요? 모두 다 당한 것 같은데요."

"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그랬나 봅니다. 문제는 이놈들이 진화한 거 같아요."

"에? 진화를 했다고요? 어떻게요?"


수연이 놀라며 물었다.


"그동안 공격 패턴을 보면 이놈들은 직접적으로 우리를 공격하지 않았어요. 물 폭탄을 쏘았지만 사람들에게 물리적인 공격을 하지는 않았었죠. 그리고 이놈들이 쏘던 것도 물이었기에 폭발의 위험 같은 것은 없었어요. 그런데 입구에서도 봤겠지만 이건 폭탄이 터진 것과 같은 흔적들이었어요. 만약 그놈들이 그런 공격을 하지 않았다면 군인들이 세워두었던 모래포대로 만든 진지는 훼손되지 않았을 거예요. 군데군데 연기도 피어오르는 것을 보면 공격 방법이 바뀌었거나 공격하는 무기가 새로워진 것 같아요. 빨리 CCTV를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그렇네요. 그러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죠?"


효종이 걱정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그렇다면 일단 우리도 무장을 해야 해요. 처음 우리 군이 이곳에 도달했을 때 지휘통제실을 3층 사장실에 만들려고 했어요. 아마 일부 인원들은 3층에서 진을 치고 있었을 거고 대부분의 인원들은 밖의 바리케이드와 진지에서 이놈들과 전투를 벌였을 거예요. 우리는 사장실에 가서 무기를 챙겨야 합니다."

"알았어요."



3층 문에 다다르자 박 상사는 우리에게 벽에 기대라고 손짓했다. 그리곤 살짝 문을 열어 내부 상황을 바라보았다.


"다행히 이곳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습니다. 혹시 모르니 천천히 진입하겠습니다."



소리가 거의 나지 않도록 천천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3층에는 제일 안쪽에 사장실과 비서실, 탕비실과 회의실 그리고 서버실과 보안실이 있었다. 우리는 하나씩 방을 열어 내부를 수색했고 3층은 안전했다.



"효종 씨와 수연 씨는 사장실에서 최대한 무기를 많이 모아주세요. 남수 씨는 저와 함께 CCTV를 확인해 봅시다."



우리는 고개를 끄덕이고 각자 흩어졌다.


보안실에 들어선 나는 다행히 켜져 있는 CCTV를 확인할 수 있었고 녹화된 시간으로 마우스 커서를 옮겼다.



"투투 투! 파파! 김 중사! 그곳을 막아야 한다! 그놈들이 들어오면 이곳을 사수하지 못해!"

"최 대위님! 최대한 막아보려 하고 있는데 이놈들이 쏘는 건 물폭탄이 아닙니다! 벌써 바리케이드 몇 개가 붕괴되었어요!"

"뭐, 뭐야! 이쪽에서도 최대한 지원할 테니까 조금만 더 버텨! 상부에 보고해서 지원 병력을 알아볼 테니까!"



CCTV에는 소리까지 녹음되어 있었다. 평상시에는 소리가 녹음되지 않지만 재난 상황을 인지하면 자동으로 카메라에 달린 마이크에서 녹음이 이루어지는 시스템이었다. 녹화된 영상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새로운 무기를 탑재했는지 업그레이드가 된 것인지 그놈들은 더 이상 물폭탄만 쏘는 것이 아니었다.


수십대의 드론이 하늘을 메웠고 지상에서는 군인들이 연신 수류탄을 던지며 그놈들을 향해 공격했지만 점차 밀렸다.


나는 3층의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다른 채널로 돌렸다.


"최 대위님.."


박 상사가 영상 속의 인물을 확인하자 나지막이 말했다. 최 대위 옆에는 그를 호 휘하는 병사 두 명이 있었고 무전기를 메고 있는 병사 한 명도 있었다. 어디론가 계속 무전을 보내는 모습이었지만 고개를 저었고 최 대위 일행은 CCTV 화면 밖으로 사라졌다.


"여기까지 녹화되었네요."

"휴. 아무래도 모두 당한 것 같습니다. 상부와 통신할 수 있는 무전기를 찾는다면 현재 상황을 알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럼 또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제가 갔다 올 테니 남수 씨는 아이들과 함께 이곳에 있으세요."

"아니에요. 혼자 가시면 위험합니다!"

"혼자가 더 빠르고 편합니다. 일단 무전기가 어디쯤에 있는지만 확인해야겠어요."


박 상사는 CCTV를 다시 돌려보았다.



로비 쪽 CCTV를 돌려보니 3층에서 사라졌던 최 대위와 군인들이 보였고 그들은 갑자기 몸을 낮추며 어린이집 쪽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그놈들에게 몇 번의 공격을 받았고 다시 되받아쳤지만 병사 하나는 물폭탄에 맞아 액체로 변했고 최 대위와 무전기를 메고 있던 군인은 어린이 집 앞에서 그놈들이 쏜 폭탄이 터지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화면이 끝났다.


"치이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 화면을 보고 박 상사는 이를 악물고 있었다. 이윽고 고개를 잠시 저어 생각을 했다. 잠시 뒤 보안실 문이 벌컥 열리고 수연과 효종이 들어왔다.


"끙차! 사장실에 있던 무기들을 다 모았어요. 몇 개 되지는 않아요. 대부분의 군인들이 밖에 있었나 봐요. 여기에 많은 건 소총탄 박스랑 권총탄 박스예요. 그리고 소총 하나, 권총 두 개 마지막으로 무전기 두 개. 이렇게네요."

"아 그리고 책상 위에서 이걸 발견했어요."


효종 씨가 전사한 군인들에게서 회수한 것 같은 인식표 몇 개를 보였다. 박 상사는 인식표를 받아 들고 말했다.


"이곳에서도 작은 전투가 있었나 봅니다. 저희들 인원 몇 명이 전사했고 아무래도 무기는 그들이 사용하던 것 같네요. 탄환들은 여우분으로 가져온 것이고요."



우리는 또 한 번 숙연해졌다. 이놈들이 점점 강해진다면 우리도 승산은 없었고 집결지가 당한 지금 피난처로 갈 수 있을지도 몰랐다.


"이렇게 합시다. 제가 내려가서 상부와 이야기할 수 있는 무전기를 찾아보겠습니다. 그리고 남수 씨는 이곳에서 지하 1층까지 가는 퇴로를 확보해주세요. 무전기를 찾으면 제가 이 워키토키로 무전을 날리겠습니다. 지하 1층 외부에 저희가 타고 온 장갑차가 있을 거예요. 그걸 타고 이동합시다."


"네, 알겠어요. 그런데 어디로 가는 거죠? 지금 상황으로 보면 서울은 물론이고 다른 곳까지 모두 당했을 거 같은데요."


"서울공항으로 갈 거예요. 그곳은 군사용 기지라 무슨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네, 그럼 몸 조심히 다녀오세요. 무전 기다리겠습니다."


나는 무전기를 차며 말했다. 다른 하나의 무전기는 효종 씨에게 채워줬다. 나는 소총을 메었고 허리춤에 권총을 쑤셔 넣었다. 탄창을 열어 장전된 탄 수를 확인했고 탄약통을 열어 빈 탄창에 탄을 채웠다.


박 상사는 다시 계단으로 내려가 채워놓았던 소방용 도끼를 빼내고 문을 살짝 열었다. 아직 그놈들은 공중에 둥둥 떠 있는 상태였다. 물방울 같은 곳에 쌓여 공중에 떠 있는 그놈들은 자는 것 같기도 했지만 살짝살짝 꿈틀거리는 모습도 보였다.


소리가 나지 않도록 발을 움직였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움직여야 했다. 현재 혼자였기에 그놈들이 깨어난다면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계단에서 20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어린이 집 앞에 다다르니 최 대위와 다른 군인들이 입고 있던 전투복이 보였다. 아직 물기가 젖어있는 전투복을 보고 있으니 박 상사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조금만 더 버티시지.."


박 상사는 잠시 들숨을 쉬었다 내쉬었다. 그리곤 옆에 있던 무전기를 어깨에 들쳐 메고 떨어져 있는 인식표를 주워 건빵 주머니에 넣었고 최 대위의 권총을 꺼내었다.


"본부, 당소 이글 4, 본부 송신 바람 이상."

"치이이 칙칙"

"본부, 본부, 당소 이글 4, 본부 송신 바람 이상."

"치이이이 칙"


본부에서는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모든 군이 당한 건가."


박 상사는 몸을 일으켜 다시 계단실로 내달리며 남수에게 무전을 했다.


"남수 씨 박 상사입니다. 무전기 확보했습니다. 빨리 지하 1층으로 내려오세요."

"아 네, 박 상사님 괜찮으시나요? 알겠습니다. 빨리 내려가겠습니다."


박 상사가 계단 입구에 다다를 때쯤이었다.


"꾸루? 꾸꾸 꾸르륵!"

"퓻! 퓻!"

"쿵!"


공중에 있던 놈들 중 하나가 깨어나 지상으로 내려와 박 상사에게 물폭탄을 쏘기 시작했다. 이윽고 물방울에 갇혀있던 놈들이 하나둘 씩 깨어나기 시작했다.


"젠장!"

"팍팍!"

"타탕! 타타탕!"

"쉬이익 쾅!"


박 상사는 그놈들이 쏜 물폭탄을 피하며 반격을 했고 계속해서 계단 쪽으로 뛰어갔다. 순간 깨어난 덩치 큰 놈이 박 상사에게 물 폭탄과는 다른 것을 쏘았다.


박 상사는 놀라며 몸을 앞으로 다이빙했고 그놈이 쏜 미사일 같은 것은 박 상사의 다리를 살짝 벗어나 커피숍에 맞았다.



"와장창! 쾅!"

"으윽, 이건가. 이건 뭔데!"


박 상사는 바닥에 폭발의 충격으로 벽 쪽으로 날아가 부딪쳤고 가슴에 쨍한 통증을 느꼈다.


박 상사가 위험했다.




-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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