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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상냥이 Apr 09. 2021

-가제- 그날 11

그들이 진화한다.

- 10편에 이어-



"콰앙!"

"으윽! 저놈은 또 뭐야!"

"후드득!"


계단을 향해 뛰어가던 박 상사는 평상시의 놈들과는 다른 공격 형태를 보여주는 놈에 당황했다. 놈이 쏜 폭발력 있는 물 폭탄의 위력에 날아가 벽에 몸을 부딧친 박 상사는 바닥에 떨어지며 폭발의 위력에 천정에서 떨어지는 콘크리트들을 뒤집어썼다. 박 상사는 고개를 들어 그놈을 바라봤다.


 키는 2미터가 넘어 보였고 덩치는 그놈들보다 2배는 되어 보였다. 여전히 털 복숭아이 같은 모습이었고 눈은 컸지만 송곳니가 두드러졌다. 그리고 팔에 감겨있는 무기는 일반 물 폭탄을 쏘던 것보다 커 보였고 폭발력은 더욱 강력했다.



"헉헉, 빨리 가지 않으면 모두 당하겠어!"

"욱신!"
"윽!"


아무래도 갈비뼈 몇 개가 부러진 모양이었다. 이대로는 전력으로 뛸 수가 없다. 이를 악물고 계단으로 뛰어간 박 상사는 문을 세차게 닫고 다시 열리지 못하도록 소방용 도끼를 괴어 두었다.


"헉헉, 남수 씨, 헉헉, 남수 씨 들려요?"

"네네! 박 상사님 이게 무슨 소리예요! 그놈들이 깨어났나요?? 그런데 무언가 폭발하는 소리가 나던데 박 상사님 괜찮아요??"

"끄윽, 네 문제없습니다. 지금 어디에 있나요? 장갑차에는 잘 도착했어요?"

"네, 도착해서 박 상사님을 기다리고 있어요. 빨리 오세요!"

"얼른 시동 걸고 기다리세요! 그리 오래 안 걸립니다!"


"쾅!"

"퓻퓻!!"


대단한 힘으로 문이 열려버렸고 아니, 문은 날아갔고 2미터가 넘는 거구의 그놈은 손 쓸 새도 없이 박 상사의 얼굴을 잡아 들어 올렸다.


"으윽! 내가 이렇게 갈 줄 알았냐! 아악!"

"그르르 릉"

"네가 얼마나 똑똑한지 한번 보자!"

"푹!"

"크아 아앙!"

"쿵!"


박 상사는 허리춤에 있던 단도를 꺼내어 그놈의 눈에 찔러 넣었다. 엄청난 크기의 소리를 내며 그놈은 박 상사를 떨어트렸고 바닥에 떨어져 있던 소총을 붙잡아 그놈에게 쏘기 시작했다.


"타탕 타타탕!"

"퍽 퍽 퍽!"


배와 가슴 등에 명중한 박 상사의 총알은 그놈에게 별다른 해를 가하지 못했다. 눈에 박혀있던 단도를 뽑아버린 그놈은 더욱 성난 기세로 박 상사를 향해 팔을 휘둘리기 시작했다.


"쿵! 쾅! 팍!"

"크아앙!"

"쿵! 팍! 팍!"


화가 난 그놈은 계단을 부수기 시작했고 박 상사가 메고 있던 무전기에서 소리가 흘러나왔다.


"폭스 4, 폭스 4 당소 본부. 응답 바람."

"폭스 4, 폭스 4 당소 본부. 응답 바람."

"치직"

"폭스 4! 폭스 4!"



박 상사는 본부에서 들려오는 무전에 답할 겨를도 없이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덩치가 큰 놈을 필두로 20여 마리의 놈들이 박 상사를 뒤 좇아 내려오고 있었고 작은놈들은 물 폭탄을 쏘아대고 있었다.


"퓻퓻!"

"파팍! 파팍!"

"윽!"


한층을 내려가는 것이 10개 층을 내려가는 것보다 힘들었다. 무전기에서는 박 상사를 찾는 무전이 날아들었고 지하 1층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던 찰나,


"쿠과광!"

"헉!"

"쿠쿵!"

"쩌저적! 끼익! 쿠쿠쿠 쿵!"


건물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 큰 놈이 건물을 부수며 좇아와서인지 박 상사가 지하에 가까스로 도착하고 난 뒤 건물에 커다란 금이 가기 시작했고 계단을 온통 부수며 큰 놈이 지하에 도착하는 순간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박 상사는 할 수 있는 온 힘을 다하여 지하 주차장 밖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부러진 갈비뼈의 통증으로 한쪽 다리를 절뚝거리며 이를 악물었지만 무전기는 결코 놓치지 않았다.



"그릉, 구르르 릉"

"박 상사님! 빨리요!"



먼발치에서 후진으로 들어오고 있는 장갑차의 모습이 보였다. 뒷문이 열린 채로, 안에서는 수연과 효종이 박 상사를 향해 소리치며 손을 뻗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본 박 상사는 더욱 힘을 내 뛰었다.


"퓻! 퓨퓨퓻!!"


무너져가고 있는 건물 속에서 그놈들은 악착같이 박 상사의 뒤를 좇아 물폭탄을 쏘아댔다. 하지막 박 상사를 맞추지는 못했고 그놈들은 점차 무너지는 건물 속에 깔려 더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쿠쿠쿵!!"


박 상사가 열려있는 장갑차의 뒷문을 향해 뛰어올랐고 그와 동시에 뒷문은 서서히 닫혔다.


"아저씨! 출발해요!!"


수연이 나에게 소리쳤고 나는 전진 기어로 변경해 다시 힘차게 액셀을 밟았다.



"쿠루루루룽!"



장갑차의 힘찬 소리와 함께 무너지는 건물 사이를 뚫고 우리는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박 상사는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고 갈비뼈 몇 개가 부러진 것 같았지만 다른 큰 부상은 없어 보였다.



"간발의 차이였어요. 그런데 이놈을 뭘까요?? 그새 진화한 건가요?? 게임에서 나오는 강화 뭐 그런 건가요??"

"글쎄, 잘 모르겠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덩치가 엄청 큰 놈이 하나 있었고 그놈이 쏘는 건 엄청난 충격파가 전달해왔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놈은 힘이 너무 셉니다. 콘크리트 벽 같은 건 아무렇지도 않게 부셨습니다. 으윽."



박 상사는 부러진 갈비뼈 쪽을 팔로 감싸며 이야기했다. 나는 정신없이 장갑차를 몰았다. 어디로 가는지도 알 수 없었고 곧이어 드론들이 우리의 뒤를 좇았다.



"부우잉!!"

"붕붕! 삐삐!"


"아무래도 드론들이 좇아오는 것 같아요! 효종 씨 운전해 봤어요?? 이놈들을 떨쳐내야 할거 같은데요!"

"아, 아뇨! 올해 면허증을 따려고 했는데.."

"제가 운전하겠습니다."


박 상사와 자리를 교체한 나는 소총과 탄창 몇 개를 집어 들고 해치를 열어 드론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탕탕! 타타탕!"

"부우웅!"


장갑차는 조금 더 힘을 받아 달렸고 곳곳에 있는 바리케이드들과 격추된 드론 잔해들을 뚫고 나갔다.



"충격이 조금 있을 것입니다!"

"쿵!"

"끼야악!"


길가에 있던 버스 측면을 충돌했고 버스는 길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50톤이 넘는 큰 덩치에 달리는 속도까지 붙었으니 버스 하나 정도는 쉽게 튕겨져 나갔다.


"타탕!"

"팅! 꾸루루르 펑!"


해치를 열고 드론을 향해 쏜 난 드론 하나를 해치웠지만 따라붙은 놈들이 너무 많았다.


"놈들이 너무 많아요! 뭔가 방법이 없을까요?? 이대로 이들을 떨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유탄을 한번 써 봐요! 장갑차에 유탄 몇 발이 있었을 거예요!"

"아 유탄! 효종 씨 수연아! 한번 찾아봐줄래! 뚱뚱한 모양의 탄이 있을 거야!"

"아 네네! 여기요!"


효종 씨가 유탄 몇 발과 유탄 발사기가 달린 소총을 가져왔다. 총을 받아 들은 나는 군 시절의 기억을 되새김하여 수십대의 드론들 중 가운데 쪽을 조준했다.


"퉁!"

"피 유웅 쾅!"

"젠장, 조금 더 위쪽으로.."


첫 발은 너무 짧아 드론에 미치지 못했고 바닥에서 터졌다. 나는 다시 유탄 한 발을 장전하고 조금 더 위로 총구를 움직였다.


"퉁!"

"쾅! 콰과광!"

"삐삐! 쿠쿵!"



가운데 있던 드론이 맞아 유탄이 터졌고 그 충격으로 대부분의 드론들이 격추되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에 그들은 추격을 멈췄고 다시 돌아갔다.


"휴, 이제 다 돌아간 것 같아요."

"다행입니다. 고생하셨어요."

"아저씨 정말 멋져요!"


그렇게 우리는 장갑차를 타고 서울 공항으로 향했다. 그리고 다시 본부에서 무전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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