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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상냥이 Apr 16. 2021

그날 EP02-03화

또 한번의절망. 우린 희망을 만들기로 했다. 상편

- EP02-02화에서 이음-



"이곳이 통제실이에요."

"틱 지이잉"



민수가 보안키를 출입문 쪽에 대자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우리가 영화에서 보던 모니터가 많은 그곳, 모니터에는 빌딩 곳곳을 비춰주고 있었다.


모니터 한쪽에서 검은 그림자가 움직이는 모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샤비가 낑낑대며 내 옆으로 다가왔지만 난 무의식적으로 샤비의 머리를 쓰다듬고 민수를 바라보았다.



"보안 키는 이곳에 있죠."


민수의 말 대로 보안 키는 은행의 개인 금고처럼 벽 속에 들어가 있었고 문은 유리로 되어있어 내부를 볼 수 있었다.



"타탁 탁!"

"딸깍!"



민수는 컴퓨터에 비밀번호를 입력해 잠금 해제를 하고 보안카드를 꺼내어 주었다.


"이 카드입니다. 엘리베이터 입구는 지하주차장에 있어요."

"어? 카드 뒤에 있는 건 뭐죠?"

"아, 이거 테이저건입니다. 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비치해 두었어요."

"얼른 갑시다. 시간이 많지 않아요."


나는 테이저건을 주머니에 넣었다. 무기는 많을수록 좋을 테니까.


생존자 확인 시간은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다. 통제실을 나와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한참을 내려가던 그때,



"쿵! 팡!"

"꾸르륵!!"

"꽝! 꽝!"

"꺄아악!"


엘리베이터 위에서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위쪽을 부수는 소리가 났다. 그놈이었다.



"타탕! 타타탕!"

"펑! 펑!"


나와 박 상사는 엘리베이터 위쪽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내가 쏘던 샷건의 위력은 근접거리에서는 최고였다.


"꾸루륵, 꾹"

"쿵!"


그놈이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총을 바로 하고 일행을 바라보며 말했다.


"다들 괜찮아요? 이놈들이 우리가 있는 곳을 어떻게 알았죠? 그런데 이곳에도 숨어있는 놈들이 있었네요."

"으흐흐흑, 그놈들. 그놈들이 또 나타났어요. 으흐흑"

"괜찮아요 민수 씨. 정신 놓으면 안돼요."

"모두 괜찮은 거 같습니다. 빨리 움직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놈들이 움직이는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것 같네요."

"네."


나는 멈췄던 엘리베이터 버튼을 다시 눌렀다.



"지하, 6층입니다."



얼리 베이터에서 우리는 조심스럽게 내렸다. 주차된 차들은 모두 뒤엉켜져 있었고 주차장 출구는 그놈들이 던진 듯 아무렇게나 내 팽개쳐져 막혀있었다. 지상으로 올라가는 방법은 엘리베이터뿐이었다.


"으, 이놈들, 여기까지 난리가 났었나 봐요."

"이, 이놈들 사람 냄새는 기가 막히게 맡아요. 힘은 점점 더 세지는 것 같고요. 머리가 좋은 건지 사람들이 움직이는 패턴을 읽고 더 빨리 움직였어요. 저희 보안팀에 태권도 국가대표 상비군을 하던 애가 있었는데 발차기가 나가기도 전에 미리 움직였죠. 날아가는 발을 잡고 그 힘을 이용해 벽에 내리꽂았어요. 그 사람은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죠."

"박 상사님 이제 이놈들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는 무식하게 덤비기만 해서 상대하기가 그나마 수월했는데.."


상대방이 무식하게 달려들면 공격의 패턴만 조금씩만 바꿔줘도 상대하기가 수월하다. 하지만 상대방이 생각을 하고 공격하는 순간 그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놈들은 힘과 공격력이 진화했고 이제는 생각까지 한다. 결코 쉬운 상대는 아니게 되어버렸다.


"일단 빨리 갑시다."


우리는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조용히 그리고 신속하게 움직였다. 분명 건물 어디엔가 그놈들이 있을 것이다. 집결지에서 처럼 휴식을 취하고 있는지 모르니 빨리 움직이는 방법밖에 없었다. 군사용 엘리베이터는 지하 6층 계단실 내부에 또 다른 문을 통해야만 갈 수 있다.



"그르르르 왕!"

"헥! 샤비! 쉿!"


조용히 따라오던 샤비가 자동차로 막혀있는 주차장 출구 쪽을 바라보며 짖기 시작했다. 수연은 놀라 샤비를 조용하게 했지만 샤비는 계속 출구 쪽을 경계하고 있었다.


"쿵! 스르륵 쿵!"



출구 바깥쪽에서 나는 소리, 그 놈들이 들어오려고 하고 있다.



"빨리요!"


"쿵! 팡!"

"쿠쿠쿵!"


막혀있던 출구가 점차 뚫리고 있었다. 잠잠했던 건물은 요란해지기 시작했고 우리는 빠른 속도로 달려 계단실 문을 열었다.



"철컥!"

"읍!"



그놈들이 공중에 떠 있었다. 집결지에서와 마찬가지로 물방울에 갇힌 채로 이따금씩 꿈틀거리며 말이다. 아무래도 이들은 물방울에 갇혀있는 것이 진화하는 시간인 것 같았다.


"쉿!"


물방울 속에 있는 그놈들의 모습을 본 순간 우리는 자세를 한껏 낮추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들어갔다.



"쾅!"

"악!"



출입구 쪽에서 들어오고 있던 그놈이 우리를 향해 자동차 하나를 집어던졌다. 차는 계단 입구 쪽 벽에 앞부분을 받으며 종잇장처럼 찌그러졌고 그 충격으로 벽에도 금이 갔다.


"안 되겠어요! 이놈들 물방울에서 깨어나기 전에 모두 해치워야겠어요!"

"그러다 깨어나면 우린 감당하지 못해요! 이 좁은 공간에서 이놈들이 활개 치면 우린 다 죽은 목숨이라고요!"

"일단 군사 엘리베이터를!"

"아! 네네!"


민수는 보안 카드로 출입구에 대었다.


"삐비 비 출입문, 열립니다."



강화 철문으로 된 문이 열렸다. 이 문은 평소에는 열리지 않는다. 군의 이동시나 특수한 목적이 있을 때에만 열리게 된다. 그것도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에.



"얼른 들어와요!"

"쾅!!"



밖에서 들어온 그놈이 계단실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쾅쾅! 드드득!"


그놈은 계단 문 가운데를 정확히 찌그러트리고 틈새로 손을 넣어 문을 열어젖히고 있었다. 그 사이 우리는 모두 엘리베이터 입구로 들어왔고 나는 문 닫힘 버튼을 눌렀다.


"치익, 그극. 치익, 그극."

"어? 문이 닫히다 왜 멈춰!"

"빨리요! 아저씨!"



나는 계속 닫힘 버튼을 눌렀다. 아무래도 아까 밖에서 그놈이 던진 차가 건물에 충격을 주었는지 문이 잘 닫히지 않았다.


"드드드드! 쾅!"

"쿵. 쿵. 꾸욱 꾹!"

"타탕! 타타탕!"



그놈이 계단 철문을 뜯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더 필사적으로 엘리베이터 실의 문 닫힘 버튼을 눌러댔고 박 상사는 열린 문 쪽에서 그놈에게 총을 쏘기 시작했다.


"출입문, 닫힙니다."

"지이잉 쿵!"

"꾸꾸꾹! 크아앙!"


박 상사의 총을 맞으면서도 그놈이 기어이 들어와 우리에게 달려드는 순간 엘리베이터 실 문이 닫혔다.


"휴, 아니 왜 매번 이렇게 문들이 난리인지 모르겠어요! 영화에서나 그런 거지 이건 뭐 매번 이래!"

"그래도 다행입니다. 빨리 올라갑시다."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버튼을 눌렀다. 어차피 한 곳으로밖에 가지 못해서인지 한 개밖에 없었다. 군사용이라 그런지 엘리베이터 안은 상당히 넓었다.



"엘리베이터가 꽤나 크네요."

"옥상에 설치되어있는 방공포나 미사일 등을 옮겨야 하니까요. 특수 엘리베이터예요. 웬만한 수류탄이나 RPG정도의 위력은 막을 수 있어요."

"허."



나는 박 상사의 얼굴을 보며 놀랐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윽고 박 상사와 난 탄창을 채웠고 수연은 샤비를 체크했다.


"모두 괜찮죠?"

"네. 전 괜찮아요. 아저씨. 샤비도 별 이상은 없네요."

"네, 괜찮습니다만 여기.. 여기로 가면 우리 모두 살 수 있는 거예요? 그래도 제일 높은 옥상 쪽으로 가는 건데.."

"그건 아직 모릅니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이야기를 해야 해서요. 그렇지 않으면 서울에 폭격이 시작될 거예요. 그전에 우리가 빨리 알려야 합니다."



그 시각 서울공항.



"이글 5, 이글 5 출동준비."


공군의 이글팀은 수도 방위에 특화된 팀이다. 이글 1은 스트라이크 팀으로 전시 상황에 전투기를 이용 침투하는 비행기에 대한 저지 및 공격을 하게 되고 이글 2는 38선 부근의 이상 징후 감지 시 출격하여 남하하는 적의 공격을 지원한다. 이글 3은 청와대와 그 주변에 대한 방어 및 공격을 하게 되고 이글 4는 이글 1에 대한 지원업무를 맡는다. 이글 5는 가장 마지막 임무 즉, 서울을 더 이상 방어하지 못한다는 판단일 때 서울을 초토화시키는 업무를 맡는다.


이글 5는 최종 대통령의 승인이 나야 출동할 수 있다. 현재 수도인 서울을 그리고 많은 문화재들과 혹시 모를 시민들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기에 이들의 출동은 신중하다.


그런 이글 5팀에 대한 출동명령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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