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의 절망. 우린 희망을 만들기로 했다. 중편.
- EP02-3화에 이어-
"이글 5팀은 출동 준비를 마치고 브리핑실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이글 5팀은 출동 준비를 마치고 브리핑실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이상."
이글 5팀은 브리핑실로 모였다. 결국 운용되지 말아야 했던 팀. 소속되어있는 군인들도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모두들 엄숙한 분위기로 하나둘 씩 브리핑실로 모여들었다.
"다 모였나?"
작전 지휘를 할 준장이 브리핑실로 들어왔다.
"일동 차렷! 필! 승!"
"필승!"
브리핑실에 앉아있던 소장이 경례를 했다. 그는 곧 자리에 앉았지만 묵직한 내부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
"모두들 알고 있을 거야. 서울을 폭격해야 한다는 것. 작전 내용도 잘 알고 있을 거고."
"네 맞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공격을 해 볼 수는 없는 것입니까?"
"VIP의 승인이 났네. 육군 쪽에서 구조팀과 공격팀을 계속 보내봤지만 소용이 없었어. VIP께서도 심사숙고하신 모양이고 각 장관들과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했을 때 이 방법밖에는 없다는 것 같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작전 시간은 어떻게 됩니까?"
"앞으로 두 시간 후, 현재 2200시, 2350시에 출동 준비를 한다. 타격 후 모든 인원은 부산으로 이동 이후 작전 지시가 나올 때까지 대기한다. 예상 타격 시간은 10분, 고폭 소이탄을 사용할 예정이고 신중하고 정밀하게 타격해야 한다. 고도는 3만 피트 유지, 타격 후에는 호크아이와 군사 위성으로 움직이는 생명체에 대해서 감시를 할 예정이고 이후 미군 무인 드론이 출격해 탐색을 한다.
모든 생명체가 소멸되었다는 판단 이후 지상군 투입하여 도시 재건에 나설 예정이다. 이상. 질문 있는가?"
"없습니다."
"그럼 작전 준비하도록, 해산!"
그때였다.
"타타탕! 타타탕!!"
"쾅! 피유 유유 콰콰쾅!"
"전원, 전투배치. 전원, 전투배치!"
브리핑이 끝나가던 무렵. 서울공항을 그놈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퓻퓻!! 퓨퓨퓻!"
"꽈앙!"
"으윽! 준장님! 어서 대피하십시오!"
"난 괜찮다! 모두 전투 준비하고 출격 준비해!"
"빨리! 뛰어!"
사이렌 소리와 소총 소리 그리고 군인들이 달려가는 소리와 수류탄 터지는 소리로 순식간에 서울공항은 혼돈에 빠졌다. 3미터가량 되는 큰 놈들이 20마리는 족히 있었고 이놈들이 쏘는 물 폭탄의 위력은 더욱 강해진 것 같았다. 작은놈들이 쏘는 물폭탄의 사거리도 꽤나 길어졌기에 많은 군인들이 액체로 변해가고 있었다.
"따다다! 따다 다당!"
"저쪽! 저쪽을 막아! 폭격기가 당하면 안 된다!"
"그으응! 쾅!"
모든 공군 병력이 다 모여 이놈들을 막아섰지만 큰 놈들이 쏘는 물 폭탄의 위력에 격납고들이 하나둘 씩 무너지고 있었다.
"1호기 출격!"
"빨리 모든 전투기 출격해!"
"고오오오오! 콰아앙!"
기습을 당한 군인들은 긴급 발진을 준비했고 지상병력들은 활주로 입구를 사수하기 위해 장갑차들과 앰뷸런스 소방차까지 모두 동원해 막아섰다.
이윽고 전투 헬기들도 출격 준비를 마치고 하나둘 씩 하늘로 떠오르기 시작했지만 몇몇은 덩치 큰 놈들이 뜯어 던진 격납고 천정에 맞고 떨어졌다.
"위이이이잉! 투투 투타 타타!"
"코브라 01. 출격 준비 완료."
"준비된 기체는 별도 보고 없이 출격! 으악!"
"쿵!"
"우스스 콰앙!"
관제탑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지상에서는 MG50과 중화기 모두를 동원해 공격과 방어를 하고 있었지만 놈들의 수가 너무 많았다.
"그으응 쿵!"
"한놈 처치!"
"퓨퓻"
"으앗!"
격납고를 방어하고 있던 1개 분대가 큰 놈 한 마리를 처치했지만 곧이어 따라온 작은놈들이 쏘아댄 물 폭탄을 맞고 모두 액체로 변했다.
"기이잉! 쾅!"
뒤 따라온 더 큰 놈들은 격납고에 있던 전투기들을 집어던지기 시작했다.
"전원 후퇴! 아파치나 코브라는 아직이야?!"
"지금 관제탑이 무너지고 이놈들이 전투기들을 집어던지고 있어서 출격이 쉽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
"그럼 빨리 폭격기들이라도 출격시켜! 부산으로 가야 할 거 아냐!"
"폭격기들이 출격하려면 시간이 더 걸립니다! 무기는 모두 탑재되었지만 아직 기름이 부족합니다!"
"지금까지 한 걸로 되었어! 그냥 무조건 나가!"
"이글 5팀 모두 출격, 이글 5 모두 출격. 목적지 부산! 여긴 우리가 어떻게든 지켜보겠으니까 빨리 출격해!"
"투투 투투 투투, 부르르륵!"
"퉁! 퉁! 콰아앙!"
이윽고 아파치와 코브라 2대가 그놈들에게 공격을 시작했고 잠시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 틈을 타 10대의 폭격기들을 이륙시켜야 했다.
"이글 5, 1호기 출격 준비 완료."
"무전 날리지 말고! 빨리 출격해!"
"롸져,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모든 편대에게 알린다. 출격 신호 없이 움직일 예정이니 순차적으로 출격한다. 모두 부산에서 보자."
"위이이잉! 부우우웅!"
이글 5팀이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군인들은 최대한 활주로 쪽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방어하고 있었지만 언제 뚫릴지 몰랐다.
서울 공항에 있던 5대의 코브라와 3대의 아파치중 모두 파괴되고 가용될 수 있는 전투 헬기는 코브라 2대, 아파치 1대였다. 하지만 이놈들을 모두 막아내기에는 수적으로 열세였다.
"쏴아아!"
"그 으윽"
소방차까지 동원되었던 방어 전투였다. 한 명의 소방대원이 살수차를 이용해 그놈들에게 뿌려댔고 잠시나마 그놈들의 움직임이 무뎌지는 것을 확인했다.
"지금이야! 총공격!"
세 번째의 폭격기가 날아오르던 순간 모든 군인들이 놈들을 향해 총과 미사일과 기관포를 쏘아댔다.
"그으으응 쿵! 쿵!"
제일 앞에 있던 덩치 큰 놈 두 마리가 쓰러졌다. 소방 대원들이 호스로 물을 뿌리며 앞으로 나아가던 그때,
"쾅! 투다다다 쿵!"
갑자기 그놈들 뒤 쪽에서 큰 소리가 나더니 활주로 바닥이 차례로 부서지며 소방대원들과 살수차를 넘어트렸다.
"으악!"
"퓨퓻! 푸푸푸풋! 쾅!"
덩치 큰 놈 중 한 마리가 뒤쪽에서 땅을 내리 쳤고 그 힘이 앞으로 전달돼 활주로를 부수며 이들을 덮친 것이다.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들이 계속 목격되자 군인들은 점차 공포감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습니다! 이놈들 너무 강해요!"
"그래도 하는 데까지는 해 봐야 해! 폭격기 몇 대 남았어?!"
"총 10대 중에 3대 파괴되었고 이제 마지막만 출격하면 됩니다!"
"부우우웅!"
남은 마지막 폭격기 한대가 날아올랐다. 이번 작전의 책임자였던 최 준장은 무전병에게 무전기를 건네어 받고 이렇게 무전을 했다.
"모두 살아서 우리를 이놈들에게서 구해주기 바란다. 너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멋진 영웅으로 다시 만나자."
"여기는 이글 5, 1호기 최 준장님! 무슨 소리이십니까!"
"브로큰 애로우!"
"네?! 준장님!"
"잔말 말고! 브로큰 애로우!"
브로큰 애로우는 아군의 피해가 예상되지만 아군의 위치에 폭격하라는 의미로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된다. 그런 폭격팀에 브로큰 애로우 명령이 하달되었다.
"흑! 죄송합니다 준장님! 어디든 꼭 피해계십시오!"
이글 5팀의 1호기가 가던 항로를 벗어나 서울공항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때까지도 최 준장의 지휘 하에 서울공항에 있는 모든 병력들은 최선을 다해 막아내고 있었지만 점차 그놈들에게 밀렸고 남아있던 아파치와 코브라도 하나둘씩 파괴되고 있었다.
자신과 함께하던 전우들을 향해 폭격을 시작한 우 소령은 눈을 질끈 감고 폭격 스위치를 눌렀다. 곧이어 1호기에서 폭격이 시작되었다.
"투두 두둑!"
"쒸이이이잉! 쾅쾅!"
"꾸구국! 끄억!"
"휘이잉! 쾅!"
"퍼퍼펑!"
순식간에 서울 공항이 파괴되기 시작했다. 이들을 공격하던 놈들도 화염 속에 파묻혀 하나둘씩 쓰러져갔다. 그렇게 우 소령과 남은 폭격기들은 부산을 향해 날아갔다.
- EP02-05화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