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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식빵 May 11. 2022

비대면 심리상담을 받았다.

INSIDE 앱 심리상담 후기


**INSIDE에서 상담비용을 지원받아 체험을 한 것임을 밝혀둡니다.**






최근 브런치에 쓴 글 중에 '우울' 키워드가

있는 글이 몇 개 있었다.

처음에는 '우울중독'이란 매거진으로 엮어 글을 쓰다가

현재는 'INFJ 일기'에 넣어 같이 쓰고 있다.

(정신이 없어서 최근에는 글을 못 썼군... )     

    


그 글을 쓰기 시작한 계기는

 '주기적으로 우울감을 겪고 터널을 빠져나오는 패턴'을 내가 가졌음을 인지하고 난 후, 앞으로의 삶에서 (아마도 또 찾아올) 그 우울에 잘 대처하며 살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하여.. 즉,

 '나라는 인간에 대해서 더 잘 알고 싶어서' 쓰기 시작한 것이었다.   


            

올해 초 또 그 터널을 지나면서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이 남아있는데,

그럴 때는 정말 '이번에는 끝장이다'싶은 그런 마음만 든다.    

 

처음 그런 상태에 빠졌을 때에는 불면증이 심하게 같이 와서

정신과에서 약을 처방받아먹고 조금씩 나아졌었다.

사람이 잠을 몇 주째 제대로 못 자는 상황이 지속되면 우울감과 무기력함은

극도로 치솟는데 정말 삶에 생기가 하나도 없고,

패배자의 기분에 절어서 살게 된다.          

그럴 땐 정말 누가 도와줬으면 싶으면서도 제발 날 그대로 놔두었으면 좋겠는

양가적인 마음이 함께 드는데

그럴 때 필요한 것이 전문가의 심리상담이 아닐까.      


              

우울감이 심할 때 심리상담을 받아볼까 고민한 적은 있는데,

들이는 비용과 시간 대비 효용성이 얼마나 될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인터넷에 찾아보아도 사실 광고뿐이고 진실된 심리상담 후기는 찾기가 힘들었다.      

    

당시에는 아이를 24시간 가정 보육하는 중이었기에 아이를 두고

혼자 상담을 받으러 가기도 힘들었고, 다행히 처방받은 수면제가 잘 들어서

조금씩 잠을 자게 되고, 약을 조금씩 줄여나가면서

일상으로 조금씩 돌아왔었다.

그러고는 두 번째 책 원고를 시작하면서 완전히 터널 밖으로 빠져나왔던 것 같다.    


                


그러고 나서 그게 끝인 줄 알았는데... 그 우울은 잊지 않고 나를 찾아왔고

나는 도대체 나는 왜 이런 사람인가 궁금하기 시작했고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다가 INSIDE라는 회사에서

 '비대면 심리상담'을 해보겠냐는 제안을 받게 되었다.      

아마도 내가 쓴 글의 '우울증' 키워드나 해쉬태그를 보고 들어오신 것 같은데,

홍보와 함께 여러 직업군에게 회사의 주 서비스인 비대면 심리상담을 제공하고

그 후기를 수집(?)하여 프로그램의 개선을 위할 목적인 듯했다.            

코로나를 거치며 어떤 특수상황에서 비대면으로 진료를 보는 것이

가능해지긴 했지만, 극히 '대면'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상담'을

비대면으로 한다고 하니. 일단 호기심이 일었고,

1회성으로 짧은 상담이긴 하지만 전문가에게 나의 문제들에 대한 조언을

얻고 싶어서 제안을 받아들였다.     

지금은 크게 우울감을 느끼지 않는 '비시즌'의 나여서

특별히 어떤 문제에 대해 상담을 요청할 수는 없었고, 반복적으로 우울감을 느끼는

나의 기질적 문제에 대해 상담받고 싶어서 아래와 같이 상담 주제를 적고,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상담사님을 골라 상담예약을 했다.

(INSIDE 앱을 통해서)



특별히 준비할 건 없었고, 상담사님이 예약 내역을 확인하고 예약 확정이 되니 정해진 날, 시간에

INSIDE 앱에서 알람이 왔다.

약속시간에 앱에 접속하니 입장하기 버튼 같은 게 활성화되었고, ZOOM이나 화상통화를 하듯이 상담사님과 연결이 되어 50분 동안 서로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상담사님은 내가 제출한 상담 주제에 대해 좀 더 상세하게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고 하셨고, 내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몇 가지 질문들을 더 하셨다. 첫 만남이기에 나에 대해서 더 잘 파악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나의 경우, 우울증 약을 복용해야 할 정도의 우울증 / 우울감을 느끼는 정도의 경계에 있는 경우였던 것 같은데, 약으로서 그것을 관리해야 할 정도인지 판단할 기준은 '불면의 정도' 그리고 일상을 지속하지 못할 정도의 자기 관리가 안 되는 수준이면 약의 도움을 받은 것이 좋다고 조언해주셨다.



그리고 유전적으로 우울의 기질을 약간 물려받을 수는 있는데,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에게 그런 성향이 있는지 물어보셨고, 나의 대답을 통해 조금은 그런 유전적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는 말을 해주셨다.


그리고 평소에 내가 궁금했던 나의 불안 정도에 대해 조언을 구하자, 내가 느끼는 불안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조금 강하거나 빈도가 잦을 수는 있지만 (사람은 모두 다르기에) '불안한 감정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하셨다. 그 불안은 약간의 불편함을 야기할 수는 있지만 일상생활이나 행동에서 드러날 만큼 문제가 있거나 강박이 심각한 것이 아니라면 괜찮다고 해주셔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사실 감정적 예민함이 글 쓰는 일에는 도움이 되지 않냐고 해주시기도 했다. 일정 부분 맞는 말이다.ㅋㅋ




내가 다른 사람보다 불안의 정도가 심하다는 예로

마트나 백화점 등의 지하주차장에 들어갈 때마다 '이 건물이 무너지진 않을까, 과연 무사히 볼 일 잘 보고 빠져나올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다는 것과 아이가 아파트 베란다 같은 높은 곳에서 갑자기 떨어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자주 들곤 한다는 것, 뉴스에 아동 성폭행범이라든지 납치범이라든지 그런 나쁜 뉴스들이 나오면 내 아이에게 저런 일이 생기면 어쩌나 너무 무섭고 불안하다고 말했는데,

 

나는 평소에 이런 생각이 다른 사람보다 자주 든다고 생각했기에 그것이 괜찮은 것인지 궁금하여 물어보았던 것이다. 상담사님은 그런 일들은 '일어날 가능성은 아주아주 낮긴 하지만, 세상에서 결코 일어나지 않는 일도 아니기에'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하셨다. 다만 그런 불안한 마음이 너무 자주 일어나거나 순간적으로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 지속되어 일상에 문제가 생길 정도라면 문제가 있는 것이니 상담이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그 외에도 평소 내가 궁금한 것들도 물어보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50분이 금세 지나갔다.

 

사실 1회성 상담이고, 내가 진짜 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한 번의 상담으로 큰 효과를 봤다고까지 하긴 어렵겠지만 비대면으로도 이렇게 편하게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새롭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심리상담의 벽이 높은 것은 비용적 측면도 무시할 수 없을 텐데, 대면상담보다 비용이 더 저렴하다면 꽤 추천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직접 보고 이야기는 것과는 다를 테니 그것이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도 없는 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를 만나서 직접 얼굴 보고 이야기하는 데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테니 앞으로 이런 비대면 심리상담이나 진료도 점점 더 많아지지 않을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 준 INSDIE,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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