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하던 이 말이 멀게 느껴지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내가 대학시절 잠깐 호주에 있을 때, 영화표가 비싸 문화의 날같이 할인하는 날에 영화를 보러 갔던 그런 의미의 것이 아닌 영화관이란 공간에서 영화를 많은 사람들과 같이 본 다는 것이 조금은 무서워진 그런 해가 되었다.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영화 반도"를 보았을 때 이런 영화들의 설정이 더 이상 드라마틱하게만 보이지도 재미있게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아마 나만의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마스크를 쓰고 보는데도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는 그곳에 앉아있는 내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다.
'코로나 19'라는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은 국가와 국가 간의 국경을 닫게 만들었고 2차 세계 대전 이후 문명의 발달 이후에 이렇게 타국에 간다는 것, 타 지역에 간다는 것에 스스로 그리고 국가적으로 제한을 두게 되는 것을 마주한 것도 아마 처음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즐겨가던영화관 조차도 편한 마음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없게 됐다.
그래서 언제가 가장 최근에 즐거웠던 영화 관람이 있었는지를 떠올려보니 작년 연말에 갔던 "겨울왕국2"였다. 남들은 애를 데리고 가는 영화라고 하지만 나는 엄마를 모시고 내 프리미엄 신용카드의 바우처를 사용하겠다며 용산 씨네 드쉐프 안에 위치하고 있는 템퍼관을 예매해 영화를 보러 갔다. 원래는 압구정점만 이용할 수 있지만 그 당시 압구정점이 리노베이션 중이라 나는 용산점을 이용했다.
씨네드쉐프(템퍼관입구)
템퍼관의 경우 출입구가 따로 위치해있어 씨네 드쉐프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입장이 가능하고 입장 전에 음료와 팝콘을제공해주었다. 음료와 팝콘은 취향 껏 선택하면 된다.
누워서 영화를 보는 기분은 색다르기도 했고 높낮이도 조절 가능해서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었다. 너무 편한 탓이었을까? 영화 중간에 옆을 보니 엄마는 잠들어계시기도 했지만 그것도 그 시간을 즐기는 방법의 하나일 수도 있단 생각하며 즐겁게 영화 관람을 마쳤다.
이렇게 영화를 마치고 나와 예약한 시간에 씨네 드쉐프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하였는데 나는 로블 카드로 예약한 경우라 코스 메뉴가 정해져 있었다. 내가 거기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안심 스테이크를 먹을 것인지 연어 스테이크를 먹을 것인지 정도였달까? 식사는 전반적으로 맛이 괜찮았는데 마지막으로 나온 디저트 중 로마의 휴일을 모티브로 한 크림 디저트는 정말 별로였다. 가장 빠른 타임의 저녁식사라 사람이 많이 없기도 했지만 한적하게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가격이 싸지 않지만 반나절 정도의 시간을 내어 영화와 함께 분위기 있는 식사를 하고 싶다면 한 번쯤은 이용해 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생각보다 평일에는 프로모션 이벤트도 많이 해서 친구들과 함께 브런치로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이런 생각을 실현하기에는 기약이 없지만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으니 그 '언젠가'가 찾아온다면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내어 조금은 사치스럽고 안락하게 영화 관람을 해보면 어떨까 싶다. 우리가 일상을 되찾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