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앱을 통해서 브런치 글을 보고 나도 저렇게 글을 써볼까 하고 브런치 앱을 설치한 건 이미 1-2년이 훌쩍 지난 일이지만막상 글을 쓴다거나 작가 신청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 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마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나는 끝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서른 평생 집순이임을 자부했던 나지만 장기화된 코로나로 인해 자발적이 아닌 강제 집콕을 하며 가짜 집순이였나 하는 생각을 하던 어느 주말, 브런치 앱에서 본 공모전 소식은 오래간만에 내 마음을 설레게 했다.
그래서 어떻게 공모전에 참여하지? 하고 찾아보니 작가 신청을 해야 한다기에 그제서야 평소 내가 혼자서 쓰던 글을 옮겨 담아 작가 신청을 했다.
심사에 최대 영업일 5일이 걸릴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지만 그 후로 매일이 영업일로 5일이 된 것 처럼 이메일함을 확인하던 나는 오늘 퇴근길에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는 이메일을 메일함에서 확인 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이메일은 지우기 바빴는데 업무이메일을 빼고는 개인 이메일을 기다려본게 얼마만인건지.... 그리고 이 이메일을 처음 봤을 때의 기분이란 대학시절 제출한 리포트에 A+를 받았을 때의 느낌이었달까? 10년차 회사원인 나에게는 너무 오래되서 생경한 느낌이지만 기분좋은 그런 느낌!
이제 겨우 출발점에 섰다는 것을, 인생의 대단한 변화가 생기지 않았다는 것도 그저 브런치에 나의 글을 공유할 수 있는 자격을 받았다는 것을 알지만 마치 무언가라도 해낸 듯 설레발을 떨며 발걸음을 내딛는느낌이 참 좋은 화요일 저녁이다. 나이가 들어가고 직장생활이 길어질 수록 퇴근시간, 주말이 기다려지게 만드는 설레는 일이 생긴다는것은 꽤나 즐겁기때문이다.
지난 몇 달간 멈춰 선 것 같았던 일상 속에서 나같이 무엇을 할지 몰라 티비와 넷플릭스를 오가며 시간을 흘려보내는 이들이 있다면 무기력증과 지루함도 떨쳐버릴 겸 무언가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미뤄뒀던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지금이 딱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