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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범수 Mar 12. 2019

자려고 누우면 다리에 뭔가 기어 다닌다고요?

'하지불안증후군'.. 진단만 잘 받으면 치료는 비교적  간단

낮에는 괜찮다가 자려고 눕기만 하면 다리가 불편하다. 다리 위로 뭔가 기어 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 힘을 꽉 주거나 다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견디기 어려운 묘한 불편함이 든다. 심각하게 아픈 건 아니기 때문에 병원을 찾기는 애매하다. 그보다는 병원에 가서 정확한 증상을 설명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 그냥 매일 밤마다 다리를 털고 앉았다 일어섰다는 반복 하며 지낸다.

이는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 Syndrome)'이라는 다소 어려운 이름의 질병이 나타내는 전형적 증상이다. 이름이 어렵다고 치료도 힘들 것이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진단만 제대로 받으면 간단히 해결된다. 문제는 다른 질병으로 오인해 필요 없는 약이나 치료를 받으며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어떤 연령대에서도 생길 수 있다. 소아에서는 성장통으로 오해하기 쉽다. 폐경 후 갱년기 증상이라 생각해 호르몬제를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정기영 고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하지불안증후군은 약물로 비교적 치료가 손쉬운 병임에도 의료진조차 정확히 진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갑작스럽게 다리가 불편해지거나, 밤에 불면증이 생긴다면 하지불안증후군에 해당되는 건 아닌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특별한 이유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과 여러 내과적, 신경과적, 약물 등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특발성의 경우는 유전적 요소가 중요한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이차적인 경우는 임산부의 20%, 혈액투석 환자의 20~65%, 철 결핍성 빈혈의 31%, 말초신경병의 5.2%의 환자에게 증상이 나타난다. 조기에 발병하는 경우 가족력을 가진 경우가 더 많고, 노년의 발병은 이차적인 경우가 많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는 다리 마사지, 족욕, 가벼운 운동 등 비약물치료를 권하고 심한 경우는 약물로 치료한다. 약물 치료의 경우 철분 결핍이 확인되면 철분을 보충해주고, 도파민 제재를 소량 복용하면 대개 1~2주면 증상이 상당히 호전된다. 

<하지불안증후군 진단기준>
1. 다리에 불편하고 불쾌한 감각이 동반되거나, 이 감각에 의하여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있다.
2. 움직이고자 하는 충동이나 불쾌한 감각들이 눕거나 앉아있는 상태 즉 쉬거나 활동을 하지 않을 때 시작되거나 심해진다.
3. 움직이고자 하는 충동이나 불쾌한 감각들이, 걷거나 스트레칭과 같은 운동을 지속하면 부분적으로 또는 거의 모두 완화된다.
4. 움직이고자 하는 충동이나 불쾌한 감각들이 낮보다는 저녁이나 밤에 악화되거나 저녁이나 밤에만 나타난다.
이상 4가지에 모두 해당되면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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