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것 좋아하시나요?

아내의 쓸 때 없는 취미

by 흰토끼

나는 귀여운걸 매우 좋아한다. 그런데 그게 참... 남들이 봤을 때 쓸 때 없는 것들을 사고 모으는 거라 돈 낭비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나도 이런 거 사고 모으고 보면서 "참, 어디 쓸 때도 없는데 왜 귀여우면 참지 못하고 사버리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긴 한다.


어디 여행지 기념품 가게 가면 그 가게에서 한참을 나오지 못한다.

'왜 그런 가게들은 세상 귀여운 것들만 잔뜩 가져다 모아 놓는 것이야, 사람 힘들게.'


이런 나의 취향을 가까운 직장 동료들도 알고 있어 가끔 내가 "너무 귀여워서 못 참고 사버렸지 뭐예요~ 이 나이에 이런 거나 좋아하고 참 쓸모없죠?"라고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직장 동료 말이 "너무 귀여운데요? 귀여운 게 세상을 구한다잖아요~"라며 대꾸해 주었다.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들은 말이 떠 올랐다. 인간은 귀여운 것에 약하다. 아기들이 귀여운 이유가 부모로 하여금 자신을 보살피고 부양하게끔 하기 위해 그렇게 귀여운 거라고.

인간의 DNA에는 그래서 귀여운 걸 좋아하고 아끼고 지키고 보살피고 싶어 하는 그런 유전자가 있는 것이라고. 즉, 귀여운 걸 좋아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그래 난 본능에 충실한 거다'라고 위안을 했다.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얼마 전 여행에 돌아오면서 공항 면세점에서 너무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가 그려진 메모지 몇 개를 사 왔다. 가격이 비싸 많이 못 사 온 것을 한탄스러워하며, 며칠 그 메모지를 보며 힐링하던 중 인터넷에서 우연히 그 캐릭터 상품의 스티커를 파는 것을 발견한 것이 아닌가? 나는 보자마자 몇 개나 장바구니에 담고, 그 쇼핑몰 아이디가 있는 남편에게 결제를 부탁했다.

"스티커를 몇 만 원어치를 사는 게 맞나?" 남편의 마음의 소리가 입 밖으로 나왔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야.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보니 너무 갖고 싶어"라고 대답했다.


며칠에 걸쳐 드디어 구매한 스티커들을 받았고, 낱장으로 돌아다니는 스티커들을 보기가 어려워 A4사이즈 종이에 양편테이프를 이용해 하나하나 붙이면서 나만의 컬렉션을 완성했다.

"이거 봐~ 다 도착했어~너무 귀엽지?"라고 퇴근하는 남편에게 자랑했다.

남편은"오! 드디어 책을 완성한 거야?"

(스티커가 붙은 A4용지가 20장은 되었기에 남편은 책이라고 표현한 것 같다)

귀엽다라며 그중 하나의 고양이 스티커를 콕 집었다. 나는 그것을 남편 휴대폰에 붙여주며

이런 쓸 때 없는 걸 구매하는 와이프의 취미에 잔소리하지 않고, 같이 호응하며 존중해 주는 남편에게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꼈다.

앞으로 잘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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