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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화 Sep 30. 2020

15년 만에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지 15년이 되어가니, 오랜만에 들어 본 강의였습니다.

 

 도서관에 들렀다가 우연히 팸플릿을 봤습니다. 경력단절 이공계 여성을 위한 강의가 있다는 팸플릿이었습니다.


 '무료', '경력단절' , '이공계', '여성', '강의'. 구미가 당기는 단어들이 쏙쏙 박혀있더라고요. 요런 팸플릿들은 챙겨 와야 됩니다. 집에 와서 여유가 있을 때 꼼꼼히 살펴봐야 되니까요. 집에 갖고 온 팸플릿에는 여러 정보들이 들어있었어요. 경력단절 이공계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이었어요. 재취업을 위해 교육을 해주고, 열심히 하는 교육생들에게는 취업 연결도 해주는 좋은 시스템이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걸 이제야 알게 되다니. 이번에 모집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창의과학 지도자 양성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 모집 마감일이 지났더라고요. 그것도 2달이나 지났습니다. 모집이 끝난 팸플릿이라서 도서관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었던 걸까요.

 

그래도 이런 사업이 있다는 사실을 안 것만 해도 어디입니까. 사이트를 찾아 들어가서 어떤 곳인지 찬찬히 훑어봤습니다. 저에게는 완전 노다지 같은 곳이었습니다. 새로운 교육생을 모집하는 다른 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 3D 프린팅 전문강사 양성 과정이었습니다. 제 전공은 유전공학이라  컴퓨터와 친하지는 않았습니다. 여기저기서 들은 말은 있어서, 미래 유망 직종 중의 하나가 3D 프린터와 관련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습니다.  망설임 없이 바로 신청서를 접수했습니다. 


 신청서를 접수하면서, 이공계 전공자였던 증빙 서류를 제출해야 해서 오랜만에 대학교 홈페이지도 들어가 봤습니다. 감회가 새로웠어요. 오랜만에 학번도 보고, 대학교 때 쓰던 학생증의 증명사진이 그대로 홈페이지상에 있더라고요. 졸업 증명서를 떼면서 대학교 때 추억에 푹 빠졌습니다. 그러다가 금세 아줌마 본성이 나오기도 하고요. 여담이지만, 대학교는 사립이라서 졸업 증명서 한 장 떼는데 2000원이나 들었는데, 대학원은 국립이라서 졸업 증명서 여러 장을 출력하는데도 무료더라고요. 사립은 등록금도 많이 받더니, 졸업하고 나서도 여전히 돈을 많이 요구하네요. 그 여리여리하던 대학생은 어디 가고, 1000원 한 장에 기분이 왔다갔다 하는 아줌마만 남은 것 같아 잠깐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어찌어찌해서 스마트폰도 익숙지 않은 저에게는 완전 신문물인 3D 프린터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설레는지.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도 설렜지만, 너무나도 오랜만에 무언가를 배운다는 사실이 행복했습니다. 2달 동안 이어지는 수업, 열심히 들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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