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사례를 각색했습니다.
정말 특이한 저희 아이 좀 봐주세요.
이유식이 지나고 본격적인 유아식을 시작한 이후로 아예 고기를 먹지 않아요.
그렇다고 편식이 심하냐?
정말 말 그대로 고기 외에는 너무 잘 먹어요. 저도 잘 못 먹는 브로콜리나 가지 같은 것도 익혀만 주면
와구와구 먹고요. 당근이나 오이 같은 것도 아삭아삭하다며 너무 잘 먹어요.
그런데 고기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뭐든 줘도 안 먹어요. 입에 넣고 한두 번 씹다가 우웩 하면서 뱉는 게 일상이에요. 주변에서는 아이가 식감을 싫어한다 냄새를 싫어한다 혹은 크면 결국 먹는다 그러는데 지금이 한창 성장하고 영양분이 필요할 때라서 너무 신경이 쓰여요. 계산해 보면 어떤 날은 아예 단백질 섭취가 없는 날도 있고요.
아이 키나 몸무게가 최하위권에서 맴돌다 보니 더 걱정이 됩니다. 육식이 아주 좋은 건 아니라고 하지만 그래도 단백질 공급원으로서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는데 저희 아이 괜찮은 걸까요?
아이가 한적한 절에서 향 냄새 맡는 것도 좋아하고 스님들을 좋아해서 친정엄마는 우스갯소리로 아이가 좀만 더 크면 스님 하려고 그러나 보다 이야기할 정도예요.
먼저 편식 교정에 있어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은 억지로 먹이지 않는 것입니다. 매번 강조해온 것이지만 숨겨서 먹이거나 정신 팔려 있는 사이에 입에 몰래 넣어보는 것이지요.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고기에 대한 아이의 거부감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차라리 아이가 좋아하는 브로콜리 등 채소를 먼저 충분히 먹게 한 후에 식욕이 올라왔을 때 한번 권해보는 것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인생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영양학적으로 걱정이 되신다면 이런 식으로 교정을 진행해 보세요. 여기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평소 아이의 입맛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입니다.
아이마다 좋아하는 식감이나 맛, 조리법 등이 다 다릅니다. 우리 아이는 어떤 것을 선호하는지 파악해 주세요.
예를 들어 구운 것보다는 익히거나 삶은 것을 좋아한다면 고기를 굽거나 튀겨서 주기보다는 삶거나 쪄서 제공해 보세요. 또 아이가 평소 잘 먹는 소스나 양념을 활용해서 요리를 하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채소를 좋아하니 고기의 맛을 풍부하게 해 줄 채소를 곁들이는 것도 좋겠지요.
이렇게 평소 싫어하던 고기를 본인의 취향에 맞게 한두 번 먹다 보면 그 맛을 알게 되고 거부감 없이 먹게 될 수 있습니다.
고기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는 방법도 있어요. 고기를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이나 사물 형태로 만들어서 제공하거나 고기에 이름을 붙이거나 먹는 방식을 특이하게 만들어서 고기를 먹는 행위 자체가 놀이처럼 인식되게 만드는 것이죠.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보면서 먹어도 좋습니다. 이렇게 고기 연관 좋은 경험들이 쌓이게 되면 자연스럽게 아이가 고기를 받아들일 수 있어요.
초반에는 힘들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조바심을 내지 마시고 조금씩 시도를 해보시고 작은 성공 때에도 아이에게 아낌없는 칭찬과 보상을 해주세요. 특히 엄마 아빠도 고기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세요.
물론 이런 방법들조차 장기간 효과가 없을 시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적극 권장드립니다. 아이들의 식성은 어릴 때 형성되면 죽을 때까지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