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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너 밖에 모르는건 다 엄마 탓이지

by 곰아빠

*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첫 아이고 외동으로 키울게 확정이 되어서 그런지 제가 훈육을 너무 못했던것 같아요.


가정 보육을 하며 오냐오냐 해주고 깨질까봐 소중하게 다루고 원하는 것 들어주고 이런게 반복되었던 것 같아요.


정신 차리니까 아이는 세상의 중심이 본인이고 원하는건 뭐든지 얻을 수 있고 얻어야 한다 생각하면서 행동을 하더라고요


아이가 세상 모든 것이 본인 것으로 알고 양보하는 것도 못 가지게 하는 것도 견디질 못해요

키즈카페 가면 절대 장난감 양보 안하고.. 제가 같이 가지고 노는거야 그러면 울고불고 난리가 납니다.


누가 집에 놀러 와서 우산을 빌려갔는데 가져가지 말라고 지칠때까지 울기도 했어요.


또 훈육을 하면 그것도 못 견뎌해요. 뭔가 본인이 야단 맞는걸 싫어해요. 나 이렇게 중요한 사람인데?? 왜?? 이런 느낌이에요.


그래서 훈육을 하면 자리를 피하고 대충 넘겨요. 사과도 안해요.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훈육이 가능할까요? 지금이라도 아이의 행동을 고칠수 있을까요?





나는 온 정성을 다해 아이를 돌봤는데 아이가 자기 밖에 모르게 크고 있다며 속상해하는 부모님들의 사연은 꽤 흔한 편이에요.


아이가 아무래도 빨리 기관 생활을 한 친구들보다는 또래의 경험이 적다보니 여러 갈등 상황을 마주하는 기회가 적었을 수 있어요. 그래서 내가 차지하고 나만 가지고 놀던 것을 나누거나 함께한다는 것이 아이의 인생 경험속에서 많지 않았기에 어색하고 어려울 수 있습니다. 게다가 ‘양보’는 이 시기에 굉장히 어려운 주제이며 쉽게 되지 않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경험이 필요하다는거에요. 경험이 적기에 아이가 나누는 것에 대해 속상해하며 받아들이지 못할 수 있어요. 그런 상황을 매번 마주하며 겪으며 배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내가 아무리 울고 떼써도 안되는 것이 있는구나’ 라는 것을 몸소 배워갈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아이의 반응이 극히 잘못되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진 않아요. 다만, 그런 아이의 행동을 바라보는 어머님의 마음이 많이 속상하실 것 같아요. 제안드리고 싶은 것은 아이가 기분 좋게 나누고 양보하는 것을 기대하지 않았나 체크해보셨으면 해요. 속상한 것은 아이의 주관적이고 자율적인 마음입니다. 속상해서 울 수도 있어요. 감정은 자유로운 것이니깐요. 그 감정까지 엄마의 기대대로 아이가 표현하긴 어렵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중요한 것은 힘들어하고 속상해하지만 결국 아이가 그런 상황과 장면을 경험하고 (많이 울고 떼를 썼을지라도) 결국 혼자만 갖고 놀지 못하는 장면의 경험(태도)을 명확히 해보았는지가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아무리 떼쓰고 울어도 안되는 것은 안되는 구나’ 라는 경험을 해가는 것이 필요해요.


따라서 아이가 여러 외부 상황에서 고집부리고 울고 떼를 쓸 수 있다는 것을 먼저 전제해주시고, 그럴 때 ‘알려줄 기회가 왔다!’라고 생각하며 명확한 경계를 잘 알려주세요.


예를 들어 “여기는 집이 아니고 키즈카페야. 혼자 가지고 논다면 여기서 놀 수 없기에 우린 나가야 해. 5분 놀고 친구 줄껀데, 만약 너가 못 주면 우리는 나갈꺼야’라고 명확한 규칙과 그 규칙을 지키지 않았을 때의 결과(키즈카페 나가기)를 아이가 경험해 보는 것도 아이의 삶 속에서 필요합니다. 어머님께서 조금 더 확신을 가지고 아이에게 규칙을 안내해보시는 것을 권해드려요(규칙에 대한 실행도 하셔야 합니다)


가정에서 ‘경계’ 연습을 해보세요. 엄마의 물건을 함부로 만지기보다는 ‘엄마 나 이거 써도 될까?’라고 요청하는 것을 알려주시고, 엄마의 허락하에 만지거나 가지고 놀 수 있는 연습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서로 지켜야 할 경계가 있고, 언어를 통해 욕구를 표현하고 얻거나 나누는 것을 연습해 볼 필요가 있어요.


두번째로 훈육 상황을 견디기 어려운 것은 모두가 마찬가지겠지요. 아무래도 불편한 상황이니깐요. 그런데 아이가 사랑만 받는다고 결코 아이에게 좋은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기에, 아이에게 ‘너가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이기에 잘못된 것은 엄마가 알려주는거야! 따라서 이건 ~~ 하면 안돼, 대신 ~~ 하면 괜찮아’라고 정확히 알려줄 필요가 있어요. 물론 아이는 엄마의 말을 잘 들으려하지도 않고 더 과하게 감정을 표출할 수도 있어요. 당연한 반응입니다. 이 또한 아이가 한 번에 수용하리라는 기대보다는 받아들이고 이해하기까지 ‘과정’과 ‘연습’이 당분간 꾸준히 필요함을 기억하고 버텨주시면서 일관된 반응을 해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머님께서 아이의 고집이나 격한 반응에 마음이 많이 쓰이고 속상함도 크실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가 울었다고 해서, 혹은 아이에게 단호하게 무언가 알려준다고 해서 아이를 사랑하지 않거나, 아이가 엄마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가 더 잘 바르게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 되는 것과 되지 않는 것을 잘 구분지어 알려주는 굳건한 부모의 역할이 꼭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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