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저는 인생의 낙이 먹는 것이고 스트레스도 먹는 것을 푸는 편이에요.
그래서 이왕 먹으면 맛있는 걸 먹고 싶고 제대로 먹고 싶은데 남편은 먹는건 배만 채우면 된다 주의에요.
된장찌개를 끓여 놓은게 있어서 며칠쨰 먹고 있는데 질려서 오늘 치킨 시키자고 하니까 된장찌개 있는데 왜 낭비를 하냐는 식으로 핀잔을 주네요.
그런데 결혼 후에 이런 문제로 여러번 안 맞는 상황이 생겨서 고민입니다.
제가 식탐이 있는건 아니고요. 1인분을 먹어도 제대로 맛있게 즐겁게 먹자는 생각이에요.
그게 제 몸을 위하는 길이라고도 생각하고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잠시라도 위안을 얻는 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에요. 그런데 그걸 ‘낭비’로 여기는 사람과 함께 살게 되면 점점 서운함이 쌓일 수밖에 없죠. 단지 입맛이 다른 문제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니까요.
남편분이 “된장찌개가 있는데 왜 또 시켜 먹느냐”고 말할 때, 그 말 속에는 먹는 걸 생존을 위한 일로만 여기는 실용적인 사고가 담겨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사고방식 자체가 틀린 건 아니지만, 먹는 걸 통해 기분을 회복하고 일상을 즐기는 사람에겐 그 말이 단순한 의견 차이를 넘어서 감정적인 상처가 될 수도 있어요. 마치 본인의 욕구나 즐거움을 사소하게 여기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거든요.
이럴 때 중요한 건, 내가 왜 먹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솔직하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거예요. 단순히 “치킨이 먹고 싶어”라는 말보다는, “하루 중 내가 진짜 나를 챙긴다고 느끼는 시간이 식사 시간이고, 그걸 즐겁게 보내야 스트레스도 풀리고 힘도 난다”는 식으로요. 이건 사치가 아니라 자기 돌봄의 방식이라는 걸 이해시키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공동의 식사와 나만의 식사를 구분해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평소에는 된장찌개를 같이 먹더라도, 특별히 먹고 싶은 날엔 내가 따로 준비해서 먹는 방식으로 서로의 방식을 존중해주는 거죠. 때로는 한 달 예산 안에서 ‘맛있는 거 먹는 날’을 정해보는 것도 좋은 절충안이 될 수 있고요. 이렇게 서로의 감각을 인정하고 작은 규칙을 만들어가다 보면 불필요한 감정 싸움도 줄어들 수 있어요.
무엇보다 이 문제를 단순히 식탐이나 낭비 습관으로 보지 않고, 자신을 대하는 삶의 방식이자 존중의 표현이라는 걸 스스로도 잊지 않으셨으면 해요. 먹는 걸 통해 자신을 위로하고, 하루를 소중히 보내는 방식은 절대 가볍지 않아요.
사연자분은 스스로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고, 그 감각은 분명히 존중받아야 할 부분이에요. 그러니 부끄러워하지 말고, 조심스럽지만 분명하게, 스스로의 방식을 남편에게도 설명해보세요.
그런 대화를 시작하는 용기만으로도, 이미 관계는 한 걸음 나아가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