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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중독 남편 좀 말려주세요

by 곰아빠

*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남편이 술이나 담배를 전혀 하지 않아요. 참 다행이고 고맙게 생각해요.

그런데 문제는 과자를 너무 좋아합니다.

회사에도 탕비실이 있어서 본인 말로는 속이 안좋을 정도까지 먹는다는데 퇴근하고 집에 와서도 밥 먹고 나면 과자를 입에 달고 살아요.


당연히 남편 건강에도 안 좋으니까 걱정되고 말리고 싶은데 문제는 아이가 아빠 하는걸 보고 저한테 하루종일 간식간식 그래요.


밥 안 먹고 종일 투정부리니까 저도 미칠 것 같아요.

진지하게 남편한테 과자를 끊던지 집에서는 먹지 마라니까 제발 살려달라네요.

유일한 낙이라면서.


제가 너무 냉정한걸까요?





지금 상황을 잘 파악하고, 아이의 식습관이나 가족 전체의 건강을 위해 애쓰고 계시네요.

남편이 술이나 담배를 하지 않는 건 정말 고마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자 중독이 정당화되는 건 아니죠. 특히 아이가 보고 배운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로 다가오니까요.


사실 많은 어른들이 “유일한 낙”이라며 군것질을 즐기곤 해요.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이 달콤한 음식에 위안을 찾는 거죠. 남편분도 아마 그런 감정일 거예요. 하지만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어른의 선택이 단순한 개인의 취향이나 기호로 끝나지 않잖아요. 아이는 아직 식습관이 만들어지는 중요한 시기고, 아빠가 밥 먹고 과자를 꺼내는 그 모습을 너무나 똑같이 따라 하게 되죠.


이 상황에서 "이젠 집에선 과자 좀 안 먹어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건 너무 당연하고 합리적인 요구입니다. 남편도 단순히 먹지 말라는 말에 방어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왜 그런 요구가 나오는지 조금 더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좋을 텐데요.


대화의 방향을 조금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과자를 아예 끊으라는 게 아니라, 적어도 아이가 안 보는 데서만 먹어주면 좋겠어. 아니면 식후에 바로 양치하고 거실에 과자 안 들고 나오는 걸로 해보면 어때?”


이런 식으로 남편이 ‘과자 금지령’이 아니라 ‘아이 교육을 위한 협조’로 느낄 수 있게요. 동시에 “당신이 힘들 때 과자가 위로가 되는 건 이해해. 그러니까 더 건강한 간식으로 같이 바꿔보자. 내가 만들어줄게”라고 한 발 같이 내딛어주는 것도 방법이에요.


이건 단순한 간식 문제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생활 습관과 교육의 문제니까, 남편과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조율해 나가면 좋겠어요. 현재 충분히 배려 깊고 현명하게 행동하고 있어요.


이건 냉정한 게 아니라, 정말 ‘엄마이자 아내로서 책임감 있는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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