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다닐 때는 그래도 아이가 좀 꾸물거려도 등원 준비가 여유로웠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조금 늦어도 큰 문제가 없고 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초등학교를 입학하니까 너무 시간이 없어요. 등교시간이 정해져 있고 그것에 맞춰야 하니까 아침에 정신이 너무 없고 자꾸 아이를 재촉하게 되네요.
또 제가 잔소리하지 말기, 스스로 할 수 있는 습관을 길러주기라는 두 가지 확고한 마음이 있다 보니 등교 준비가 더 길어지는 것 같아요.
매일 아침 벌어지는 이 전쟁을 어떻게 하면 끝낼 수 있을까요?
상담을 하다 보면 등교 준비로 고민하는 부모님들 정말 많아요. 잔소리를 해가며 등교를 시키면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그 시간 자체가 버겁다는 분들이 많거든요.
먼저 리스트를 작성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등교 준비를 위해 해야하는 것들을 쭉 나열해 보세요. 그리고 그중에서 지금 빠르게 되고 있지 않아서 재촉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체크해 보세요.
빨리 세수하기, 빨리 옷 입기, 빨리 가방 가져오기 등등 리스트를 만드시다 보면 정리도 되면서 아이가 짧은 시간 안에 다 하기에는 꽤나 많은 것이다라는 것도 느끼실 수 있어요.
리스트를 작성하셨으면 그중에서 아이가 빠르게 스스로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1가지만 정해주세요. 모든 것을 아이가 갑자기 빠르게 스스로 할 수는 없어요. 가장 중요하고 우선순위인 것을 정해서 그것부터 연습하고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게 만들어주세요. 엄마 입장에서야 하나같이 아이가 다 스스로 빨리 하면 좋겠지만 아이는 재촉받는 종류가 많아지면 오히려 어떤 것을 해야 할지 혼란이 오고 행동이 느려지게 됩니다.
우선순위 1가지가 정해졌다면 그것을 스스로 빠르게 할 수 있기 위해 엄마가 도와주셔야 합니다. 처음부터 함께 하되 점점 엄마 도움의 비중을 줄여가며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죠. 예를 들어 1순위를 혼자 옷 입기로 정하셨다면 처음에 상의 머리 넣어주기, 바지 한쪽 다리 넣어주기 등을 도와주시다가 점점 아이가 혼자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마지막으로는 칭찬을 자주 해주세요. 재촉하고 잔소리를 하면 오히려 아이의 의욕이 떨어지는 역효과가 나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의 작은 노력도 알아봐주시고 격려해 주세요.
"신발 왼쪽 오른쪽 잘 구분해서 신었네? 잘했어!"
"00 이가 먼저 가방을 가지고 나왔네! 잘했어!"
이렇게 사소한 것부터 칭찬을 해주시면 아이의 의욕은 더 살아나고 좀 더 많을 것을 스스로 하게 될 동기가 될 수 있어요.
다만 이런 것들을 하실 때 아이가 학교에서 적응을 위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고 스트레스를 받는지 면밀히 살펴봐주세요. 입학 후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생각보다 많은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어요. 아이가 외부 스트레스가 많아 보이면 당분간은 가정 내에서 부담감은 좀 줄여주시는 것이 맞습니다. 지금 당장 빠르게 준비를 못한다고 하더라도 조금 마음의 여유를 가져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