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4살 아이를 둔 엄마의 사연입니다.
저희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한쪽 눈을 감고 태어났어요.
점점 커가면서 조금씩 뜨기는 했지만 아직도 꽤 감겨있는 상태고요.
엘리베이터 같은 데서 모르는 할머니가 '아기 안검하수죠?' 할 정도로 티가 나기는 합니다.
저야 좀 더 크고 아이가 원하면 수술을 해줘야지 생각해서 크게 마음 쓰지 않았는데요.
아이가 크면서 조금씩 본인 눈에 대해 인지를 하기 시작했어요.
혼자 거울을 보면서 눈꺼풀을 올려보기도 하고 어린이집에서 무슨 소리를 듣는지 '짝짝이 짝짝이' 그러면서 중얼거리기도 해요.
그럴 때마다 마음이 아파 몰래 운고 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니고요.
저는 지금 그대로의 우리 아이도 너무 사랑스럽고 이쁜데 아이에게 눈은 큰 문제 아니니 신경 쓰지 말라고 어떻게 말해주면 좋을까요?
참 내 아이는 예쁘고 사랑스러운 존재예요. 말도 잘하고 기특한 행동도 자주 하고요,
정말 부모의 눈에는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입니다.
아이의 외형이 어떻건 이런 특별함과 소중함을 변하지 않아요.
비록 한쪽 눈이 조금 감겨있다 하더라도 아이의 예쁘고 소중한 다른 부분은 수백 개가 넘어요.
비단 부모여서 아이가 사랑스러워 보이는 건 아니에요.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도 눈이라는 부분은 단지 작은 한 부분이고 아이를 평가하거나 판단할 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아이 역시 그것을 감추거나 자신 없어할 이유는 없어요. 본인이 가진 더 많은 강점과 가치를 찾고 당당히 살아가야 하지요.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질문을 들을 수도 있어요. 또래 아이들도 호기심이 많거든요.
"너 왜 눈이 짝짝이야?"
"너 왜 콩은 안 먹어?"
"너 왜 빨간색 바지를 입었어?"
"너 왜 안경을 써?"
모두 같은 질문입니다. 어른의 입장에서 직설적이고 공격적으로 느껴지더라도 아이들 사이에서는 그저 호기심일 수 있는 것이지요. 아이들은 그런 질문과 대답을 통해 서로가 다름을 이해하고 그럼에도 같이 지내는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을 경험하고 소위 말하는 사회성을 키워나가게 됩니다.
신경 쓰지 않게 하는 법을 고민하지 마세요.
부모님의 인식을 이렇게 바꿔보시지요. 아이의 눈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특별한 것이라고요.
그러면 부모님의 불안도 덜 수 있고 아이에게 본인의 신체를 인지하고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00이 눈은 다른 사람들이랑 달라. 너무 특별해서 궁금해서 다들 물어보는 거야. 그러니까 누가 00이 눈에 대해서 물어보면 너의 그 특별한 눈을 잘 소개해주면 돼"
이를 통해 아이는 당당히 본인의 신체를 표현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요. 가족들 역시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셔야 합니다. 누군가 아이의 눈에 대해 이야기하면 이렇게 답해주세요.
"저희 아이 눈 참 특별하죠?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귀엽게 태어났어요"
이런 부모님의 의연한 반응을 아이도 배워갈 겁니다.
또 가정에서 책이나 놀이를 통해 다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세요. 서로의 다름을 어떻게 존중해야 하는지 또 자신의 다름이 왜 틀림이 아닌지 아이가 깨달을 수 있게요.
아이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는 심정이 듬뿍 담긴 사연이라 저도 몇 번이나 다시 되새김질해봅니다.
아이와 부모님의 성장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