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곰아빠 May 29. 2024

아니! 나는 엄마 말 안 들을 건데?!!

*상담 사례를 각색했습니다.


6살 아이를 둔 엄마의 사연입니다.



미운 7살에 들어서려는지 유독 요즘 말을 안 들어요.

그런데 그냥 이런 거면 그럴 시기가 되었다 하고 말 텐데 아이가 좀 특이해요.

진짜 청개구리를 잡아먹었는지 뭐든 반대로 하기 시작했어요.

밥 먹자 그러면 안 먹고 자자 그러면 안 자고 씻자 그러면 안 씻어요.

뭐 이것도 흔한 상황이죠. 그런데 이게 하기 싫어서 반항하는 게 아니라 진짜 뭘 시키면 반대로 행동을 합니다.


제가 밥 먹지말자 그러면 뛰어와서 밥 한 그릇 뚝딱하고요.

자지 말고 더 놀자 그러면 침대에 들어가서 기절하고요.

TV 더 보자 그러면 갑자기 리모컨 찾아와서 끄고 책을 보기 시작해요.


이러다 보니 어느 순간 육아 난이도가 너무 낮아져서 헛웃음이 나기도 하는데 이렇게 무조건 반대로 하는 아이를 고쳐주지 않고 때로는 이용하는 게 괜찮을지 궁금합니다.




 

앞으로 쭉 필요할 때마다 반대로 이야기하실 수는 없겠죠. 몇 가지 점검해 볼게요.


먼저 아이에게 무언가 말씀하실 때 특히 뭔가 아이가 꼭 해야 하는 것을 이야기하실 때 뉘앙스와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체크해 보세요.

혹시 반장난식으로 아이와 대화를 하는 것은 아닌지 혹은 엄마는 진중하게 이야기하는데 아이는 놀이처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지 점검해 보세요. 둘 중 하나 혹은 둘 다 해당될 수도 있습니다.


다음으로 아이에게 무조건 명령하듯 지시하지 마시고 선택권을 주세요. 예를 들어 "밥 먹자" 보다는 "밥 준비 다되었는데 언제 올 수 있어? 엄마한테 알려줘"처럼 아이가 원하는 것을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게 해 주세요. 물론 안 먹는다든지 엉뚱한 대답을 할 때는 개입을 해주셔야겠지만 어느 정도 아이를 기다릴 시간이 있거나 허용가능한 반응이라면 아이의 선택을 존중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모 아니면 도 식의 표현을 자제해 주세요. 밥 먹자, 밥 먹지 마, 자자, 자지 마, 놀자, 놀지마처럼 극단적인 두 선택지인 하거나 안 하거나만 제시가 되면 아이도 표현을 할 때 이 두 가지 극단적인 결정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고 인식할 수 있습니다. 그 중간 혹은 대안에 대해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게 되는 거예요.


예를 들어 이 책만 읽고 자고 싶은데 그냥 자기 싫어로 표현이 되는 거죠. 아이가 할래 혹은 말래의 선택지가 아닌 실제 본인이 원하는 바를 생각해 보고 세밀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지 마", "먹지 마" 보다는 "책이 더 보고 싶구나? 그러면 그것까지만 읽고 자자. 엄마 기다릴게"처럼 중간 지점을 정해 타협하는 방법을 계속 보여주시고 아이가 표현할 수 있게 해주셔야 합니다. 그러면 아이도 마침내 "엄마 나 이것까지만 보고 잘게요" 할 수 있게 되죠.


글로 보면 쉬운 것 같지만 저렇게 반응해 주시는 것이 한 번에 되지는 않을 거예요. 글로 써보시거나 말로 연습을 하시면서 아이에게도 적용해 보세요.


좋은 아이로 키우기 위한 노력을 응원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